지난 1일 전남 호암의 한 중식당에서 KT 인공지능(AI) 서비스로봇이 음식을 서빙하고 있다.  /KT 제공
지난 1일 전남 호암의 한 중식당에서 KT 인공지능(AI) 서비스로봇이 음식을 서빙하고 있다. /KT 제공
로봇 스타트업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해 다양한 업종에서 로봇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는 시리즈B(두 번째 기관투자)에서 1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 미국 투자사 클리블랜드 애비뉴 등을 포함해 KT,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베어로보틱스의 누적 투자금액은 1450억원이 넘는다.

2017년 설립된 베어로보틱스는 2020년부터 서빙 로봇 ‘서비’를 제조·판매하기 시작했다. 서비는 라이다(LiDAR) 센서와 3차원(3D) 카메라로 주변을 인식해 손님 테이블까지 자율주행으로 음식을 안전하게 운반하는 자율주행 로봇이다. 한국, 일본, 미국의 여러 요식업체에서 서비를 이용해 서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어로보틱스는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로봇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이달 초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 씨메스에 10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씨메스는 AI와 3D 비전 기술로 로봇 대중화를 이끄는 AI 로봇 스타트업이다. SK텔레콤은 2016년 씨메스에 9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양사는 ‘AI 물류 이·적재 로봇’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육성 조직인 D2SF(D2 Startup Factory)는 AI 기반의 제조 물류 자동화 솔루션 개발업체 다임리서치에 투자했다고 이날 밝혔다. 다임리서치는 제조 공장에서 공정 간 물류 이동을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산업 현장의 다양한 로봇이 협업하며 작업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 해외에서도 유망 로봇 스타트업에 투자금이 몰렸다. 벽을 타는 시설물 검사용 로봇 개발업체 게코 로보틱스는 이달 초에 7300만달러(약 905억원)의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했다. 로봇 솔루션 전문 기업 라이트핸드 로보틱스는 지난달 6600만달러(약 818억원)의 투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생명과학 연구용 실험 로봇 자동화 스타트업 오토마타도 시리즈B(두 번째 기관투자)에서 5000만달러(약 619억원)를 투자받았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문화 확산 영향뿐만 아니라 고령화와 구인난으로 로봇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며 “생산 현장에서 필수인 산업용 로봇을 넘어 최근에는 집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