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빅팜과 첫 계약…추가 기술이전 기대”
키움증권은 13일 에이비엘바이오에 대해 첫 대형 제약사(빅파마)와의 계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했다며 앞으로 원활한 추가 기술이전을 기대했다.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 플랫폼 기반의 파킨슨병 치료제인 ‘ABL301’을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사노피와 체결했다. 기술이전 총 금액은 10억6000만달러(약 1조2720억원)며 계약금은 7500만달러(약 900억원)다. 단기간 내에 받을 수 있는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는 4500만달러(약 540억원)다.

허혜민 연구원은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을 합산하면 전체 금액의 11%로 전임상 단계임에도 높은 수준”이라며 “경쟁 기업인 디날리와 비교해도 총액 대비 계약금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시가총액도 디날리와 유사하게 계단식으로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다. 2018년 다케다와 첫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기 전 디날리의 시가총액은 약 14억달러(약 1조7000만원)였다. 이후 저분자 파킨슨병 신약 임상 1상 발표와 함께 20억~30억달러에서 머무르다가 바이오젠과의 계약 이후 30억~110억달러까지 상승했다.

상반기 내 단기 마일스톤 수령…자금 조달 우려 덜어

단기 마일스톤은 상반기 내에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기술이전으로 보유 현금이 2110억원에 달할 것이란 추산이다. 기존 현금 560억원과 트리거 기술이전에 따른 마일스톤 100억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향후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를 덜었다는 평가다.

사노피는 다발성 경화증, 루게릭병 등의 뇌 질환 후기 임상 개발을 진행 중이다. 작년에는 파킨슨병 이중항체 치료제인 ‘벤클루스타트’의 임상 2상을 중단했다.

허 연구원은 “사노피는 개발 실패 경험이 있어 물질 선정에 신중했을 것”이라며 “실패를 바탕으로 한 임상 개발 노하우도 보유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계약으로 에이비엘바이오의 입지는 달라졌다고 판단했다. 빅파마에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뇌혈관장벽(BBB) 투과 이중항체 플랫폼인 그랩바디B에 대한 신뢰도도 향상됐다는 것이다. 그랩바디B 플랫폼 기반의 추가 기술이전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올 하반기에는 일라이릴리 로슈 바이오젠 등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 3상 주요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밀로이드베타 항체치료제의 경쟁이 심화되며 뇌혈관장벽 투과율을 높이고자하는 시도가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 또한 에이비엘바이오에 우호적인 기술이전 환경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