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국제백신연구소와 ‘백신 분야 노벨상’ 만든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 백신업계에 의미있는 공적을 세운 인물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한 상을 만들기로 했다. 지난 4월 타계한 고(故) 박만훈 SK바이오사이언스 부회장의 업적을 기려 그의 이름에서 상 명칭을 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백신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국내외 인물 및 단체를 선정해 수상하는 ‘박만훈상’을 운영하기 위한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박 부회장의 부인인 이미혜 여사,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박 부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연구개발(R&D)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이 회사가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위탁생산(CMO) 등에 활용하는 세포배양기술도 그가 생전에 확립했던 기술이다.

박 부회장은 프랑스 사노피파스퇴르와 차세대 폐렴 백신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IVI,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등의 장티푸스 백신 개발에 협력한 바 있다. 2015년 세계 최초로 세포 배양 방식을 이용한 4가 독감백신을 개발한 뒤 2017년 세계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하는 등의 성과도 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IVI는 시상을 정례화하기 위해 IVI 사무총장 등 8명 이하의 전문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심사단을 구성하고 연 1회 시상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매년 2억원의 상금을 출연할 계획이다. 첫 시상은 박 부회장의 타계 1주기인 내년 4월 25일 있을 예정이다.

김 사무총장은 “박 부회장은 국제백신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장티푸스 백신 등 혁신적인 백신의 개발을 주도하며 세계 보건을 위해 크게 공헌한 백신업계의 선구자”라며 “그의 유산을 기억하고 세계 보건을 위한 백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박만훈상을 백신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국내 백신 연구 분야에 한 획을 그은 박 부회장의 열정과 소망이 백신 산업에 기여할 글로벌 인재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며 “박만훈상이 백신 산업 분야에서 명예롭고 권위 있는 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박 부회장의 유가족은 지난 9월 박 부회장의 모교인 서울대 생명과학부와 보성고에 ‘박만훈장학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