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루벤슨 아마존 부사장이 SK텔레콤과의 AI협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애런 루벤슨 아마존 부사장이 SK텔레콤과의 AI협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 기반 AI스피커에 아마존 AI 알렉사를 들인다. 기기 하나에 한국어와 영어를 각각 쓰는 ‘AI 두뇌’ 두 개를 탑재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20일 온라인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누구 컨퍼런스 2021’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현아 SK텔레콤 AI앤컴퍼니장은 “내년 초 캔들형(막대형) AI스피커에 누구와 아마존 알렉사를 이중으로 탑재해 내놓을 것”이라며 “이후 다른 형식 AI 기기에도 이같은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런 루벤슨 아마존 부사장은 “이용자의 효용을 높이기 위해선 여러 AI가 협력해야 한다”며 “‘누구 알렉사 듀얼 에이전트(이중 비서)’ 프로젝트를 벌인 것도 이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누구는 한국어 기반 AI, 알렉사는 영어 기반 AI다. 이 둘을 한 기기에 탑재하면 기기가 인식하는 명령어가 급증해 그만큼 활용도가 높아진다.

한 AI가 아직 학습하지 못한 영역을 다른 AI가 보완해 줄 수도 있다. 오늘 서울 날씨를 비롯한 국내 정보는 누구가, 미국 뉴욕 증시의 각종 지수 등 해외 정보는 알렉사가 알려주는 식이다.
SKT '누구'도 아마존 알렉사 들인다…AI스피커 ‘두개의 뇌’ 탑재 경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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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이중 AI 적용을 위해 각종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사람이 말을 했을 때 누구와 알렉사가 동시에 반응해 충돌하는 일이 없도록 막고, 두 AI가 유기적으로 연동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영미 SK텔레콤 누구 인사이드사업셀장은 “AI가 달라도 디바이스 제어 등은 동일하게 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로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지원하는 AI스피커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T도 앞서 아마존과 전략적 협력계약을 체결해 자사 AI스피커 ‘기가지니’에 아마존 알렉사를 탑재하기로 했다.

KT는 이달 중 서비스 개발을 완료하고 다음달 기가지니3 기기를 통해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 계획대로 상용화되면 AI스피커에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AI 두 개가 탑재된 국내 최초 사례가 된다. 이후 기가지니 이전 버전에도 업데이트를 통해 기가지니와 알렉사를 함께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