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폴드·플립3' 역대급 흥행에도…"고객 뺏길라" 못웃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대중화'를 강조하며 출시한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초반 흥행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공급 부족 악재로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의 국내 판매량은 출시 39일 만인 지난 4일 기준 100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역대 갤럭시 시리즈를 통틀어 '갤럭시노트10', '갤럭시S8'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특히 이번 판매량은 바(Bar) 형태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MZ(밀레니얼+Z세대)세대 소비자를 겨냥한 디자인과 마케팅, 전작보다 4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 등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Z폴드·플립3' 역대급 흥행에도…"고객 뺏길라" 못웃는 삼성전자

호재 속 악재...공급부족에 소비자 이탈 우려도

다만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공급부족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사전 예약분에 대한 개통을 두 차례나 연기했다.

현재 갤럭시Z 폴더블폰을 구매하려면 최대 2~4주씩 걸리고 있다. 지난 8월 사전예약자 중 10월이 넘어가서야 물건을 받은 경우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같은 실정에 대해 비판하는 글이 계속해올라오는 중이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8월18일 사전예약 했는데 10월1일 재고 있다고 해서 기변 개통했다. 이제라도 받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8월 중순 예약했는데 9월 30일 사전개통 마지막날 개통했다. 안 팔리면 간, 쓸개 다 내줄 듯 친절하더니…"라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같은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의 공급 부족 현상은 전세계적 시스템 반도체 수급난에 영향을 받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부족뿐 아니라, 폴더블폰에 탑재되는 다른 부품들도 코로나19 여파로 생산이 원활하지 않아 품귀 현상이 심해졌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대 생산 기지인 베트남 공장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으면서 공급부족 사태가 심화됐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베트남 공장은 투입 인력이 제한돼 부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플립3 공급을 맞추기 위해 갤럭시S21 팬에디션(FE) 출시도 보류하고 10월 예정이던 갤럭시S21 FE 언팩 행사를 백지화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공급 차질 이슈가 자동차에서 점차 스마트폰, PC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며 "올해 9월 전후로 베트남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생산 및 유통 차질 이슈가 생기면서 생산 여력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