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신형 아이폰을 공개한 가운데 공급망에 포함된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전(全) 모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채택한 이번 아이폰13 시리즈에 100% 물량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3' 시리즈 중 프리미엄급인 아이폰13 프로(6.1형)와 프로맥스(6.7형) 모델에 모바일용(중소형) OLED 패널을 공급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3 일반형과 미니에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기로 했다.

애플은 전작 아이폰12 시리즈에서도 OLED 패널을 100% 한국 기업 제품으로 썼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프로 라인과 미니에, LG디스플레이가 일반형에 OLED 패널을 공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아이폰X 모델부터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해왔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번 아이폰13 프리미엄급 모델의 OLED 디스플레이 독점 공급사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도 2019년부터 애플에 중소형 OLED 패널을 공급해왔다.

아이폰13 시리즈 4종은 모두 OLED 패널을 쓰며 프로 라인 2종에는 120헤르츠(Hz) 주사율을 채택했는데 여기에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방식이 쓰인다. 120Hz 주사율은 배터리 소모량이 많아 그동안 애플은 채택을 미뤄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울트라' 모델에 이 패널을 납품한 바 있다.

이번 신제품에서 일반형 모델에만 참여한 LG디스플레이도 현재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그동안 애플에 패널을 공급해왔던 중국 BOE가 이번 신제품 공급망에서 제외된 것도 저전력 및 디스플레이-터치 일체형 패널을 원했던 애플의 요구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첫 5G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에서 1억대 이상 팔며 흥행에 성공한 전작 아이폰12 시리즈보다 아이폰13 시리즈 물량을 약 20% 높게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중국·미국을 비롯해 각국의 5G 인프라가 지난해 대비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박찬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5G 수요 증가로 애플의 연간 출하량이 전작 대비 20% 늘어난 2억4000만대에 달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아이폰을 만든 2015년 생산량(2억3150만대)을 뛰어넘는 것이다.

2017년 출시한 아이폰8 시리즈부터 스마트폰에 OLED 패널을 탑재하기 시작한 애플은 그동안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비중은 줄이고 OLED 채택 비율을 꾸준히 늘려왔다. 프로 라인에는 OLED를, 일반형과 보급형(SE)이나 구형 모델 등에 주로 LCD 패널을 적용했다. 업계에선 올해 애플의 OLED 패널을 탑재한 아이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6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를 탑재한 아이폰 예상 출하량은 1억6000만~1억7200만대다. 이는 아이폰12 같은 구형 모델과 신형 아이폰13 시리즈를 더한 수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