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픽코마, 일본 웹툰시장 '독보적 1위'
카카오 웹툰 플랫폼 픽코마가 일본 시장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2분기 매출 1억달러를 돌파하며 경쟁자 네이버 라인망가를 두 배 이상으로 따돌렸다. 전문가들은 “이른 시일 내 라인망가가 반전을 만들지 못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앱 데이터 분석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픽코마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 양대 앱마켓에서 벌어들인 매출이 1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5000만달러를 기록한 라인망가의 두 배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픽코마가 지난해 3분기 라인망가 매출을 넘어선 이후 격차를 더 벌린 것이다. 당시 라인망가는 2013년 출시 이후 줄곧 유지하던 1위 자리를 픽코마에 내줬다.

픽코마가 1위로 올라선 이후에도 공세 수위를 낮추지 않은 결과다. 지난 5월 픽코마 운영사 카카오재팬은 홍콩계 사모펀드(PEF)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부터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돈을 토대로 카카오재팬은 웹소설, 오디오북 등 다양한 콘텐츠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TV 광고를 하는 등 마케팅도 강화했다.

카카오 본사가 일본 콘텐츠 기업 가도카와에 투자하며 픽코마에서 선보일 일본 지식재산권(IP) 확보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카카오는 가도카와의 최대주주로,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에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네이버웹툰이 다음웹툰을 앞지르고 지속적으로 격차가 벌어졌듯이 콘텐츠 플랫폼은 잘나가는 플랫폼에 IP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며 “네이버가 이른 시일 내 상황을 바꾸지 않으면 기회를 영영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도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개인화 추천 인공지능(AI)을 고도화한 ‘라인망가 2.0’을 출시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쓰며 웹툰 콘텐츠, 에피소드형 중심 연재 방식도 도입했다. 국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문피아는 일본 소비자 취향에 적합한 판타지 장르 IP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