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앱 출시 후 4년만에 네이버 라인 넘어서
이태원 클라쓰 등 한국서 인기 얻은 IP가 현지화 성공
픽코마에 뒤진 네이버 "일본 시장 탈환 하겠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최고경영자(CEO)/사진=카카오 유튜브 캡처

김재용 카카오재팬 최고경영자(CEO)/사진=카카오 유튜브 캡처

"2016년 4월20일에 서비스가 시작되고 아이폰에서의 매출이 200엔, 안드로이드에서 제로(0)엔. 이것이 저희의 첫 시작 매출이었습니다.
지난 21일 카카오 공식 유튜브에서 김재용 카카오재팬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일화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재팬의 웹툰 어플리케이션(앱) 픽코마는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운영하는 라인 망가보다 3년 늦은 2016년에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라인 망가는 이미 일본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었다.

매출이 0원이었던 픽코마가 라인 망가를 넘어선 것은 4년4개월만인 2020년 7월. 픽코마는 당시 일본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 양대 앱마켓의 비게임 부문 통합 매출 1위에 올랐다.

최근에도 기록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의 2분기 모바일 결산에 따르면 픽코마는 올 2분기 매출 기준 전 세계 상위 모바일 앱 7위를 차지했다. 픽코마보다 위에 있는 앱은 틱톡, 유튜브, 디즈니플러스 등 몇 되지 않는다. 10위권 안에 든 국내 앱으로는 픽코마가 유일했다.

이같은 지표에서 알 수 있듯 픽코마의 매출은 큰 속도로 성장 중이다. 2016년 판매액 약 15억원에서 △2017년 240억원 △2018년 620억원 △2019년 1440억원 △2020년 4146억원으로 수직 상승 중이다.

김 대표는 "올해 5월 첫 주 주말 최고 매출이 4억엔을 넘었다. 하루 매출 40억원 정도"라며 "일본의 큰 출판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일본 출판사가 (픽코마에) 작품을 제공하기 시작했던 게 2018년이었고, 작년 7월 만화 앱 분야에서 1위를 달성했다. 큰 성장의 시기였다"고 자평했다.
매출 0원→하루 40억…애니 본고장 日 '웹툰'으로 뚫은 카카오

새로운 서비스 모델로 현지 장악
픽코마의 성공 요인은 일본에서 도입한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 정책이다. 웹툰 1편을 보고 다음 편을 보고 싶을 때, 24시간을 기다리면 다음편을 무료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기다리지 않고 즉시 다음 편을 보고 싶을 때는 돈을 내야 한다.

한국의 인기 웹툰을 일본 현지에 맞게 번역해 제공한 것도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픽코마는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웹툰을 꾸준히 픽코마에 번역해 올렸다.

일례로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은 픽코마에서 인기를 끌면서 누적 조회수만 5억3000건이 넘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며 드라마화까지 이어진 '이태원 클라쓰'의 경우 현지 지명 등에 맞춰 '롯본기 클라쓰'로 번역돼 흥행했다.

김 대표는 "메인 타깃 유저는 만화 팬이 아니라 '스마트폰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으로 잡았다. 전체 시장 파이를 키워나가는 게 픽코마의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성남 분당의 네이버 본사.(사진=허문찬 한국경제신문 기자 sweat@hankyung.co)

경기 성남 분당의 네이버 본사.(사진=허문찬 한국경제신문 기자 sweat@hankyung.co)

"日 시장 1위 탈환하겠다"...절치부심 네이버
네이버는 일본 시장에서 빼앗긴 1위 자리를 다시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라인 망가 2.0을 출시하고 웹툰 플랫폼 사용성을 개선하고 있다.

특히 신경을 쓰는 부문은 알고리즘이다. 각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최적의 개인 알고리즘을 라인 망가 앱에 적용하겠다는 게 목표.

랭킹 탭을 추가하고 현재 인기 있는 작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개선한 게 대표적이다. 또한 최근 읽던 작품, 놓친 작품 등을 알려줄 수 있도록 홈 탭에 추가해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작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연말께 의미있는 성과를 목표로 공격적 마케팅도 예고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하반기 일본 웹툰 경쟁 환경을 감안해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웹툰 관련 마케팅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지난주 라인망가 2.0을 출시했고 일본 1위를 위해 콘텐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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