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씨엘이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 유통을 두고 미국 유통사와 분쟁에 휘말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락 중이다. 회사 측은 "사실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5일 오후 피씨엘 주가는 전날보다 16.72% 하락한 5만1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유통기업인 MTJR에서 피씨엘을 대상으로 국제중재신청을 제기하고, 금융감독원에 피씨엘의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민원을 신청했다고 이날 밝히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MTJR은 지난해 4월 피씨엘과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MTJR은 피씨엘 측에 계약 선급금으로 770만달러(약 86억원)를 지급했다. 해당 항체진단키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긴급사용승인(EUA) 및 정식제품 허가를 받지 않아 미국 사용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MTJR은 피씨엘이 제품 성능과 품질, EUA 획득 가능성을 사실대로 밝히지 않았다고 판단해 지난 1월 국제상업회의소(ICC)에 1000만달러(약 113억원) 규모의 선급금 반환 및 손해배상금 지급금을 요청하는 국제중재신청을 제기했다.

MTJR은 지난해 6월 FDA에서 피씨엘의 EUA 신청이 거절됐으며 계약 관련 분쟁이 발생했음에도 투자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사항을 공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피씨엘은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의 긴급사용승인을 위해 미국 내 자가진단 임상을 진행 중이다. EUA 절차가 지연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FDA가 지침을 바꿔 자가진단 부분에 대한 허가만을 진행하게 됐다는 게 피씨엘 측의 설명이다.

피씨엘은 해당 항체진단키트에 대한 공급이 이뤄졌으며 MTJR 측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소연 피씨엘 대표는 “MTJR이 공급받은 해당 진단키트는 콜롬비아 등 다른 국가로 유통됐다”고 설명했다.

피씨엘은 이날 오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MTJR의 근거 없는 중재 제기에 대해 100억원 상당의 반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MTJR이 FDA의 EUA 절차를 진행할 의무가 있고 FDA 규정 변경 등으로 인해 항체진단키트의 EUA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게 피씨엘 측의 주장이다.

이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