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주춤했던 병원 방문이 다시 늘면서 치과·정형외과 관련 의료기기를 만드는 회사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2분기 들어선 수출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 700% 늘어

치과 방문 늘자…임플란트 수출도 '껑충'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임플란트 수출은 4098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5.9% 늘었다. 3월 4924만달러로 월별 기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데 이어 4월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07.2% 늘어난 3885만달러를 나타냈다. 임플란트는 치아가 없는 부위에 인공 치근을 이식해 치아와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한 재료다. 임플란트 업체는 매출의 5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한다. 치과용 엑스레이 등 치과 영상장비의 지난달 수출액도 작년 5월보다 700% 늘어난 2248만달러를 기록했다. 치과 영상장비는 치아, 뼈, 연조직 등 치아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보여주는 기기 등을 말한다.

치과 재료·장비 회사들은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큰 타격을 받았다. 치과는 소득 수준이 높은 계층에서 많이 찾는 분야다.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병원 방문을 미룰 수 있다는 얘기다. 입을 벌리고 치료하는 치과 특성상 코로나19 감염에 쉽게 노출될 것이란 우려도 치과를 찾는 환자가 줄어든 요인이다. 국내 치과 의료기기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은 비말 전파 가능성이 있다며 치과 문을 닫도록 했다.

반전은 작년 말부터 일어났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데다 치료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이연(移延) 수요’가 시작된 덕분이다. 의료기기 회사의 수출은 사상 최대치를 찍을 기세다. 중국에 대한 임플란트 수출은 1~5월 월평균 1621만달러로 전년 동기 602만달러보다 169.2%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수출 실적도 이미 뛰어넘었다.

사상 최대 실적 예상

수출 증가는 곧바로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임플란트 업계 매출 1위인 오스템임플란트의 1분기 영업이익은 25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521.9% 늘어났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183억원에 달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했다. 사상 최대치다. 업계 2위인 덴티움 역시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797억원, 58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21.7%, 47.8% 늘어난 수준이다.

정형외과 역시 이연 수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정형외과는 뼈가 부러지는 등 긴급 상황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치료를 늦출 수 있다. 뼈와 뼈를 연결해주는 인공관절과 척추 수술 등이 대표적이다. 척추 임플란트 수출은 3월과 4월 각각 1186만달러, 1160만달러를 기록했다. 모두 월별 기준 최대 수출액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30% 이상 늘었다. 척추 임플란트는 퇴행성 척추 질환, 목디스크 등과 같은 척추질환 수술에 필요한 의료기기다.

전 세계적으로 정형외과 의료기기 수요가 늘면서 해외 시장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세계적인 의료기기 유통업체와 미국 진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공관절 업체인 코렌텍도 중국 등에서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