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컨설팅그룹 보고서
M&A에 42조원·기술이전에 18조원
6개의 다국적 제약사가 최근 10년간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에 약 60조원을 투자했다. 엄격해진 규제와 가격정책 등 여러 변화를 맞이했지만 올해는 더욱 큰 발전의 기회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의 환경 변화에 대한 보고서를 발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최근 10년간 주요 6개 제약회사에서 50개 이상의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와 관련해 약 160억 달러(약 18조원) 규모의 제휴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또 기업 인수를 위해 같은 기간에 380억 달러(약 42조원) 이상을 지출했다.

BCG는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 분야가 올해 더 많은 발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세포 및 유전자 치료 분야에 도전하려는 기업들이 주목해야할 다양한 환경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코로나19는 제약사들의 연구개발을 방해했지만 세포 및 유전자 치료 분야 발전에 도움을 준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은 저온유통(콜드체인) 제조 및 유통 능력을 향상시켰다. 이는 비슷한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에 강력한 토대가 될 것으로 봤다. 장기추적을 위한 원격 관리(모니터링) 시스템이 활용됐다는 점도 코로나19로 인한 혁신적인 시도로 봤다.

규제 표준은 더욱 엄격해졌다. 작년에 6개의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생산 공정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청하며 개발 일정을 연기했다. 한 세포치료제 기업은 FDA가 추가 데이터를 요청하며 일정이 4~6개월 지연됐다.

2020년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는 승인과 혁신적인 접근으로 여러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내구성과 지속성, 일관성 등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충족 수요가 있는 희귀 질환에서 표준치료법이 있는 적응증에 대한 치료로 시도가 확장되면서 기대가 커졌다.

가격에 대한 규제는 극복해야할 과제로 제시했다. 유럽연합(EU)은 세포 및 유전자치료법을 건강관리 발전의 ‘주요 이정표(major milestones)’로 인식하는 문서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경제성과 비용 효율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책정에 있어 중대한 변경이 요구될 수 있다고 봤다.

더 넓은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세포 및 유전자 치료가 극복해야할 과제다.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는 아직 미충족 수요가 높은 희귀질환에서만 잠재력이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향후 투자를 포함한 여러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경 장애와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병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에는 품질 저하 없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또 기업들이 확장 가능한 플랫폼 기술에 투자하고 변동성과 검증(테스트) 일정을 줄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새로운 전달 수단(delivery vehicles)을 연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대형 제약사의 관심이 높아지며 투자 분야도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표적과 편집 기술, 세포주 제조 및 전달 시스템,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등을 핵심 영역으로 제시했다.

전년에 비해 많은 생명과학기업이 올해 세포치료제 분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도 소개했다. 자문회사 ‘BDO(Binder Dijker Otte)’의 미국 법인인 ‘BDO USA’는 작년 미국 생명공학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설문을 진행했다. 연매출 2억5000만~30억 달러인 미국의 바이오, 제약, 의료장비 및 소모품 등 생명과학(life science) 기업의 CFO가 대상이다.

그 결과 57%가 올해 세포치료제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응답 당시인 2020년에 세포치료제에 투자 중인 기업은 16%였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의 32%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다.

BCG의 보고서 및 BDO의 설문 결과처럼 올해도 바이오기업들의 세포치료제 기업 인수 및 투자가 늘고 있다.

미국 아테넥스는 지난 4일 동종 키메라항원수용체-NKT(CAR-NKT) 플랫폼 기업인 커 테라퓨틱스를 1억800만 달러에 인수하며 세포치료제로 영역을 확대했다. NKT세포는 자연살해(NK)세포와 T세포의 특성을 동시에 지닌 면역세포다. 회사는 CAR-NKT 치료제인 ‘KUR-501’을 새로운 후보물질(파이프라인)로 확보했다.

국내 기업들도 세포치료제로 영역을 확대하거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에스티팜(100,800 -0.20%)은 지난달 6일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담당하는 자회사인 레바티오 테라퓨틱스를 미국 샌디에이고에 설립했다. 현재 에스티팜이 진행 중인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치료제 개발 분야로 확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CAR-T와 CAR-NKT세포로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26일 미국 CAR-T 치료제 개발사인 베리스모 테라퓨틱스의 지분을 인수하며 CAR-T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베리스모의 파이프라인인 'KIR-CAR'는 현재 전임상 마무리 단계에 있는 CAR-T 치료제다. 자연 상태와 유사한 복수 수용체 구조에 기반해 약효와 확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GC녹십자셀(40,500 +0.37%)은 최근 동종 CAR-CIK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뮨셀엘씨주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각화 시도다. 'CIK'는 제대혈에서 분화시킨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다. 인체백혈구항원(HLA)에 대한 동종 이계 반응성이 낮아 부작용이 적다. 때문에 동종 세포치료제 개발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고형암을 표적하는 CAR-T 치료제는 미국에서임상 1·2a상 진입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임상을 신청하겠다는 목표다.

아티바 바이오 테라퓨틱스는 GC녹십자랩셀(95,400 +2.58%)의 미국 관계사다. 지난 1월 MSD와 CAR-NKT 세포치료제 공동개발을 위한 18억66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아티바는 임상 신청을 준비하고, 이후 MSD가 임상시험 및 상업화 개발을 담당한다.

엔케이맥스(14,700 +5.38%)도 NK세포치료제 개발에 대한 다양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아피메드와 함께 진행 중인 표적형 NK면역항암제에 대한 미국 임상 1·2a상을 지난달 1일에 승인받았다.

지난 14일에는 머크와 공동임상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SNK01’과 화학항암제 및 얼비툭스 3종을 병용투여하는 임상이다. 티로신키나아제 저해제(TKI) 약물에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임상 1·2a상을 진행한다. 기존 계약인 SNK01과 키트루다 및 바벤시오 병용 임상은 올 상반기 투약 완료를 목표하고 있다. 미국에서 불응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앱클론(23,200 +3.57%)는 올 2분기에 CAR-T치료제인 ‘AT-101’의 국내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CAR-T 치료제의 주요 표적인 'CD19'의 다른 결합 부위를 표적하는 파이프라인이다. 면역원성이 낮은 인간화항체를 사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위치 물질로 세포치료제의 T세포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zCAR-T’ 플랫폼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이 적용된 ‘AT-501’은 내년 임상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

박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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