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보유 자사주 90.6% 수준
SK와 합병 가능성 크게 줄어
SK텔레콤(318,500 0.00%)이 자사주 2조6000억원어치를 소각한다. 금액 기준으로 2017~2018년 삼성전자(19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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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4일 이사회를 열어 6일 자사주 869만 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발행주식 총수의 10.8%, 기존 보유 자사주의 90.6% 규모다. SK텔레콤은 잔여 자사주 90만 주를 사내 성과보상 프로그램과 기존 스톡옵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기업·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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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각은 지난달 SK텔레콤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의 일환이다. SK텔레콤은 인적분할 방식을 통해 회사를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으로 나눈다고 발표했다. 신설기업은 SK하이닉스와 11번가 등을 산하에 두고 반도체, 커머스 등 신사업 확장을 전담한다. SK그룹의 중간지주회사 역할도 신설기업이 맡는다.

통신업계 안팎에선 SK텔레콤이 자사주를 대량 소각함에 따라 SK㈜가 SK텔레콤 신설투자기업을 가까운 시일 내에 합병할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사주는 본래 의결권이 없다. 하지만 기업이 인적분할로 신설기업을 세우면 존속법인이 가진 자사주만큼 신주가 배정되고, 이때 신주에 의결권이 붙는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이다. 이를 활용해 현물 출자와 유상증자 등을 거치면 SK㈜는 SK텔레콤 신설기업에 대한 지분율을 기존(26.8%)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일 수 있다. SK㈜가 신설기업을 합병할 때 대주주 지분이 희석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된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까지 약 반년간 장내 주식을 200만 주가량 추가 매입했다. 증권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자사주 보유량을 늘리자 SK하이닉스 합병으로 지분가치가 하락할 것을 우려한 소액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며 “올해 중 지배구조 개편안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SK텔레콤이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주는 식으로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소각을 통해 SK텔레콤의 발행주식 총수는 기존 8074만5711주에서 7206만143주로 줄어든다. 이날 SK텔레콤 주가는 발표 이후 52주 신고가(32만2000원)를 기록한 뒤 30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선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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