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취약해 기피하던 기업들
코로나 거치며 '가성비'에 주목
기술 진화로 대기업까지 이용

개방+폐쇄 '하이브리드'도 인기
MS·IBM 등 시장 선점戰 가열
어느 기업이든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퍼블릭(개방형) 클라우드’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급여 인사 재무 재고관리 등을 클라우드로 처리하려는 대기업 수요가 몰리며 업계 전체가 들썩이는 모양새다. 코로나19가 몰고온 언택트 문화와 비용 효율화 추세에다 보안 기술의 진화가 더해지면서 새 판이 짜여지고 있다.
"싸고 안전"…대세로 뜬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 신규 도입 90%가 ‘퍼블릭’
21일 클라우드 컨설팅 업체 베스핀글로벌 ‘2021 클라우드 기술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cloud service provider)들은 퍼블릭 클라우드 분야에서 최근 5년간 연평균 1167건의 신규 서비스를 출시했다. 반면 프라이빗(폐쇄형) 클라우드 분야는 같은 기간 10건에 그쳤다. “비용 감당이 안 되는 회사가 쓰는 공용서비스”로 불리던 퍼블릭 클라우드의 ‘존재감’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어진 셈이다. 업계 1위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경우 지난해 사상 최대인 1655건의 신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놨다. “5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진 규모”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불특정 다수의 기업에 공용 저장 공간 등을 제공한다. 고객사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도입 초기를 기준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비해 두 배 정도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보안 이슈가 꾸준히 제기돼왔다는 게 단점이다.

반면 프라이빗은 특정 기업만을 위해 설계된 전용 서비스다. 맞춤형인 탓에 비싸지만, 혼자 쓰는 만큼 보안 걱정은 없다.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베스핀글로벌은 “대기업 고객들이 신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신청할 때 90%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채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스핀글로벌은 삼성전자, SK텔레콤, 한화테크윈 등 굵직한 고객사들을 두고 있다.

한 CSP업체 관계자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자체 인프라 구축 여력을 갖춘 국내 대기업들은 공용 클라우드 공간을 꺼렸다”며 “하지만 퍼블릭 분야 보안 기술이 좋아졌고, 서비스 확대 유연성 등의 장점을 기업들이 체감하면서 올초부터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도 각광
국내에 클라우드 전환이 화두로 떠오른 건 AWS가 서울 리전(서버)을 설립한 2016년부터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IBM 등의 CSP 사업자들이 차례로 발을 디디며 경쟁을 벌여왔다.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장악한 시장을 퍼블릭 클라우드가 뒤집고 ‘대세’로 자리잡은 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정보기술(IT)솔루션 업체 플렉세라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대기업들의 클라우드 사용량이 당초 계획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50여 곳의 기업 중 지난해 계획보다 클라우드 사용이 초과했다고 응답한 곳이 60%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이들 중 87%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활용을 최소치로 낮추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응답했다.

CSP들의 움직임은 덩달아 빨라졌다. 최근 MS가 ‘애저스택 HCI’를 출시했고, IBM이 ‘클라우드 새틀라이트’를 내놓는 등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가 줄을 잇고 있다. 기업들이 요구하는 일부 영역만을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구축해주고, 나머지 분야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해 시장 지배력 확대를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국내 최초 오픈스택(클라우드 오픈소스) 기반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한 NHN과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역시 올해 사업 전략에서 하이브리드를 강조하고 나섰다.

퍼블릭 클라우드 전환 속도 역시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의 사용자 지출 규모는 올해 처음 3조원을 넘어 내년도 3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기업들이 여전히 과감한 설비 투자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클라우드 수요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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