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옥 [사진=연합뉴스]
네이버 사옥 [사진=연합뉴스]
네이버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이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R&D에 1조3321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2365억원이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로, 영업이익 1조2153억원보다도 R&D 투자 비용이 더 많았다.

특히 매출 5조3041억원 대비 R&D 투자 비중이 25.11%로, 국내 다른 기업보다 현격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네이버의 R&D 투자 액수는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기업 중 기아(1조6730억원) 다음가는 수준이었다. 기아의 작년 매출은 59조1681억원으로 네이버의 10배를 넘는다.

네이버와 비슷한 업종인 카카오는 지난해 R&D에 총 5354억원을 썼다. 이는 매출의 12.9% 수준으로 전년도 15.2%에서 다소 줄어든 수치다. 게임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5193억원을 R&D에 써 매출 대비 비중이 20.9%를 기록했고, 엔씨소프트는 16%였다.

네이버는 이런 대규모 투자로 지난해 딥러닝 기반 동영상 인코딩 최적화, 브이라이브 가상현실(VR) 플랫폼 개발 등 46개 과제의 기술 개발을 마쳤다.

현재 네이버가 진행 중인 R&D 과제는 133개에 달한다. 여기에는 네이버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얼굴 인식 기술, 다국어 처리 연구 등 과제가 포함됐다. 특히 네이버는 인공지능(AI)·로보틱스·클라우드 등 핵심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 규모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연합뉴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방침은 네이버 임원진의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지난 11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글로벌 도전에 대한 각오와 전략을 발표하면서 "현재 매출의 25% 수준인 R&D 비용 지출을 장기적으로 30%선까지 늘리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로 갈 수 있는 기술 플랫폼의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온라인, 오프라인, 브랜드, 대기업 등 이런 분들의 성장을 돕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려면 R&D 투자는 25% 이상 유지돼야 한다고 판단, 기술 경쟁력을 가진 회사로 성장하는 데에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컴패니언데이에서 "R&D 투자를 매출의 25%로 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봐도 최고 수준"이라며 "미래를 위한 R&D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익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콘텐츠, 페이, 클라우드 등이 네이버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