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진단기업 로슈가 분자진단기업 젠마크(GNMK)를 품에 안았다. 이번 인수합병(M&A)으로 로슈는 분자진단 분야 사업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로슈는 15일(현지시간) 젠마크를 주당 24.05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젠마크의 매각 가능성 뉴스가 나오기 전인 지난달 10일 종가 대비 43% 높은 금액이다. 전체 계약 규모는 18억 달러(약 2조400억원)다. 젠마크와 로슈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 계약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거래는 올 2분기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젠마크는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는 감염성 질환을 한 번에 검사해 원인을 찾는 증상기반 패널 검사(syndromic panel testing)에 특화된 회사다.

젠마크의 'ePlex' 패널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포함해 다양한 호흡기 병원체를 분석할 수 있다. 회사는 혈액 감염 여부를 바로 파악하고, 환자가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등을 분석하는 분자진단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블룸버그가 젠마크 매각설을 보도하면서 로슈와 함께 서모피셔 사이언티픽, 홀로직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로슈는 젠마크를 인수하면서 분자진단 제품을 보강할 수 있게 됐다. 스콧 멘델 젠마크 CEO는 "로슈의 진단 헬스케어 솔루션과 함께 세계 고객에게 분자진단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스위스 바젤에 본사가 있는 로슈는 2020년 583억 스위스프랑의 매출을 올렸다.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15가지 제품을 출시하면서 진단 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138억 스위스 프랑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분자진단 검사가 늘면서 이 분야 매출이 전년 대비 90% 정도 급증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