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앤올룹슨 8K OLED TV '베오비전 하모니(BeoVision Harmony)’/사진제공=뱅엔올룹슨
뱅앤올룹슨 8K OLED TV '베오비전 하모니(BeoVision Harmony)’/사진제공=뱅엔올룹슨
덴마크 뱅앤올룹슨이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국내에 출시했다. 한국 시장에서 LG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8K OLED TV를 선보인 것이다. 그간 시장 점유율이 미미했던 8K TV 시장이 커지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12일 뱅앤올룹슨에 따르면 뱅앤올룹슨은 8K OLED TV '베오비전 하모니' 88인치 모델을 국내 출시했다. 회사가 앞서 선보인 65, 77인치 4K OLED TV에 이은 새로운 베오비전 하모니다.

베오비전 하모니 88인치는 LG전자의 8K LG 올레드 TV 88인치에 뱅앤올룹슨의 장점인 자체 스피커 시스템 등을 결합한 제품이다.

음향 기기 전문 회사인 뱅앤올룹슨은 그간 LG전자와 적극 협업하며 OLED TV를 출시해 왔다. LG 올레드 TV를 그대로 사들이되, 뱅앤올룹슨의 독자적 디자인과 음향 시스템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TV 사업을 지속해 왔다.

베오비전 하모니 88인치는 목적에 따라 스피커 패널을 여닫으며 TV 또는 스피커로 각각 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TV를 사용하지 않으면 스피커 패널이 화면 전면에 배치돼 하나의 장식품과 같은 느낌을 전달하지만, TV를 켜면 스피커 양쪽 패널이 좌우로 펼쳐져 화면이 기존 시야 높이로 솟아오른다.

베오비전 하모니 88인치는 뛰어난 화질을 자랑하는 LG디스플레이의 8K OLED 디스플레이와 웹OS 플랫폼 등 LG전자 TV의 소프트웨어(SW)도 지원한다.

베오비전 하모니 88인치는 넷플릭스, 아마존, 유튜브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는 물론, 딥러닝 기술을 더한 인공지능(AI) 프로세서로 2K 및 4K 해상도 영상을 8K 수준 화질로 '업스케일링'해준다.

애플 에어플레이2 등을 연결할 수 있으며, '디저' '튠인' 등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도 가능하다. 또 7.1서라운드 사운드 디코더 시스템을 갖춰 최대 8대의 뱅앤올룹슨 스피커와 연결할 수 있다.

음향 시스템과 디자인도 장점으로 꼽힌다. 뱅앤올룹슨은 최대 출력이 450W인 3채널 사운드 센터(6개 스피커 드라이버·6개 앰프 탑재 스테레오 사운드)는 일반 TV와 차원이 다른 스테레오 사운드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용 중 음량이 갑자기 커져도 저음 출력을 자동으로 조정해 음의 왜곡과 드라이버 손상을 방지하고 사운드 수준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하는 '어댑티브 베이스 리니어리제이션' 기능도 지원한다. 이 기능은 주로 뱅앤올룹슨 하이엔드 스피커에 탑재됐던 기능이다.

디자인 부문에선 소비자의 취향과 공간 분위기에 따라 전면 커버 색상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선택 조합 수도 기존 2개에서 5개로 늘렸다.
TV 해상도별 차이/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TV 해상도별 차이/사진제공=삼성디스플레이
뱅앤올룹슨의 합류로 국내에서 8K OLED TV를 판매하는 제조사가 두 개로 늘어나면서, 국내 8K 시장 및 8K OLED TV 시장이 확대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8K TV는 이론적으론 4K의 4배, FHD의 16배 더 선명한 해상도를 구현해 '꿈의 화질'이란 평가를 받는다. 8K TV는 가로 화소 수 기준으로 8000개(실제 7680개)인 제품으로, 전체 화소 수는 3300만개 이상이다. 4K는 829만 화소다.

다만 4K TV는 전체 TV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주류로 떠오른 것과 달리 8K 시장은 성장세가 더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8K TV 출하량은 30만200여대였다. 전체 시장의 0.13% 수준이다. 국내 역시 비슷한 흐름이었을 것으로 업게는 보고 있다.

8K 대중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론 높은 가격과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영상 콘텐츠 부족이 꼽힌다. 특히 8K OLED TV는 액정표시장치(LCD) TV보다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더 높다.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LG 시그니처 8K 올레드 TV 88인치 가격은 5000만원이다. 베오비전 하모니 88인치 역시 8590만원이다.

한 TV업체 관계자는 "8K TV가 시장에 나온 후 전체 시장이 아직 확대되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도 "도쿄 올림픽 등 개최 가능성, 고화질 콘텐츠 양산 등 올해부터 시장이 본격 커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