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모델이 신규 요금제 ‘Y 무약정 플랜’을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KT 모델이 신규 요금제 ‘Y 무약정 플랜’을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오픈마켓 등을 통해 스마트폰을 구입한 뒤 통신사 요금제에 가입하는 자급제폰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통신 3사가 이들을 붙잡기 위한 요금제와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무약정 요금제는 물론 파손보험, 교체 프로그램 등 통신사를 통해 단말기를 구입한 고객에게만 제공하던 서비스까지 빗장을 푸는 모습이다.

KT, 자급제폰 보험·교체 프로그램

KT는 9일 온라인 전용 요금제 ‘Y 무약정 플랜’을 출시한다고 8일 발표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인 ‘5G Y 무약정 플랜’과 LTE 요금제 ‘LTE Y 무약정 플랜’ 2종으로 구성됐다. 비대면 개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KT 온라인 직영몰 KT다이렉트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5G Y 무약정 플랜은 월 5만5000원에 200기가바이트(GB) 데이터를, LTE Y 무약정 플랜은 월 4만5000원에 100GB 데이터를 제공한다. 두 요금제 모두 기본 데이터를 소진하면 5Mbps(초당 메가비트) 속도 이내로 데이터를 계속 쓸 수 있다. 오는 8월 31일까지 만 29세 이하 이용자가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월 5500원의 요금을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한다. 이달 말에는 월 3만7000원에 데이터 10GB를 기본 제공하는 5G 요금제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KT는 지난 5일 자급제폰 이용자를 위한 자급제 단말기 파손보험도 함께 내놨다. 통상 스마트폰 파손보험은 새제품을 구매할 때만 가입할 수 있다. KT는 중고 공기기를 구입해 요금제에 가입하는 자급제폰 이용자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이 상품을 내놨다. 스마트폰 구매 경로와 사용 기간에 관계없이 파손보험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비대면으로 스마트폰 상태를 검수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자급제폰 이용 고객이 KT의 교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자급제폰 교체 프로그램도 오는 27일 출시한다. 24개월 월요금 납부 후 단말기 반납 시 최대 40%를 보상해준다. 박현진 KT 커스터머전략본부장(전무)은 “이번에 출시하는 Y 무약정 플랜과 각종 보험 서비스로 자급제폰 이용자도 더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KT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자급제폰 비중 10% 넘어

KT에 앞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온라인 전용 무약정 요금제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월 6만2000원에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5G언택트62와 월 5만2000원에 200GB를 주는 5G언택트52 등을 내놨다. LG유플러스도 월 5만1000원에 150GB를 제공하는 5G다이렉트51과 월 3만7500원에 12GB를 쓸 수 있는 5G다이렉트37.5 등을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작년 10월 휴대폰 파손 시 2년간 최대 2회 교체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 ‘내맘대로 폰교체’를 내놨는데 자급제폰 이용 고객도 1년 안에 구입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영수증이 있다면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도 “온라인 요금제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통신 3사가 무약정 요금제와 자급제폰 전용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는 이유는 자급제폰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불법보조금이 줄면서 통신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구입해야 할 유인이 많이 줄었다. 5G 요금제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LTE 요금제를 계속 이용하기 위해 자급제폰을 쓰는 사례도 많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8년 12월 기준 6.89%이던 자급제폰 이용자는 작년 7월 9.54%로 늘었다. 업계에선 현재 10%를 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S21은 자급제폰 구매자 비중이 30%에 달하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급제폰 시장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요금제와 서비스도 꾸준히 출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