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도하는 국내 데이터 관리 표준 체계로는 인공지능(AI) 비즈니스에 활용할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국내 10대 AI 스타트업(투자유치 규모 기준)을 임의로 선정해 설문한 결과다.

7일 NIA가 발간한 ‘혁신을 이끄는 뉴웨이브,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따르면 10대 스타트업들은 대량의 데이터가 구축·개방되고 있는 사업 취지에는 공감했다. 그러나 데이터 품질 관리 표준 체계가 미비해 양질의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제, 가공, 검수하는 작업이 적절한 교육 없이 단순 수작업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품질이 떨어지고 결국 기업이 재작업해 사용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게 업체들의 지적이다.

데이터 품질을 체계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준도 불명확하다는 평가다. AI 스타트업들은 “데이터의 다양성, 정확성, 유효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품질 기준과 검증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데이터 검수 과정에 산학연 전문가와 활용 기업이 참여해 분야별 품질 기준에 합의하고 이를 정기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 정책인 ‘데이터 댐’ 사업에 대해서도 “공공데이터 사업이 민간 시장을 위축시키거나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희귀질환, 재난재해 등 작지만 다양성이 필요한 분야의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시장에 비슷한 서비스가 존재할 경우엔 민간에 과감히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는 10대 AI 스타트업으로 선정된 AI 머신비전 솔루션 기업 라온피플, 소셜 번역 플랫폼 플리토(Flitto), AI 튜터 서비스 뤼이드(Riiid) 등이 참여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