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포티파이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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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오디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음원 확보 여부가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M 음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스포티파이는 2일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포티파이는 6000만 개 이상의 트랙과 40억 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원계 공룡'이라 불린다. 세계 3억20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음원을 폭넓게 보유한 덕에 팝을 즐겨 듣는 한국 음악 팬들은 그간 VPN을 통해 우회 접속하는 형식으로 스포티파이를 이용하기도 했다.

스포티파이는 전 세계 6위에 해당하는 한국 음악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했다. 지난해 한국 론칭 계획을 공식화하며 K팝의 영향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스포티파이는 2014년 K팝 허브 플레이리스트를 처음 선보인 이래 스포티파이 플랫폼 상 K팝 이용자 청취 비중이 20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K팝의 근원지인 한국에서 직접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론칭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문제점으로 떠오른 것은 한국 음원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야한다는 점이었다. 국내 음원을 확보해야하지만 카카오M과 멜론, CJ와 지니뮤직 등 국내 음반 기획사와 주요 음원 스트리밍 업체들의 특수 관계를 고려하면 결코 그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경쟁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음원 유통사로부터 국내 음원을 확보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스포티파이에는 카카오M의 음원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각종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 중인 아이유의 앨범 전체를 비롯해 지코 '아무노래', (여자)아이들 '화', 마마무 '딩가딩가', 임영웅 '이제 나만 믿어요' 등의 곡을 들을 수 없다. 이에 K팝과 드라마 OST를 주로 소비하는 국내 음악 팬들은 아쉬움을 내비치고 있다. 단 드림어스컴퍼니, YG PLUS는 포함돼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의 곡은 감상 가능하다.

국내 음원 시장에서 카카오M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카카오M은 지난해 가온차트 연간 400위권 음원 가운데 37.5%의 유통 점유율을 기록했다. 결국 스포티파이는 카카오M과 음원 공급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서 반쪽짜리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사진=스포티파이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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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용료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스포티파이가 국내에 출시한 요금제는 혼자 쓰는 '프리미엄 개인'과 두 명이 쓸 수 있는 '프리미엄 듀오'로 나뉜다. 가격은 부가세 별도로 개인 월 1만900원, 듀오 월 1만6350원이다. 무제한 듣기 기준 한달 이용료가 8000원대인 타 국내 플랫폼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이다.

단, 현재 국내 이용자들은 가입시 별도의 신용카드 정보 입력 없이 프리미엄 서비스를 모바일로 7일 간 무료체험할 수 있으며, 올해 6월 30일까지 구독 시 신용카드 정보 입력과 함께 3개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스포티파이는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개인화' 서비스를 국내 전략으로도 내세웠다. 음악 에디터팀이 준비한 국내 전용 플레이리스트는 물론, 음원 추천 기술로 탄생한 알고리즘형 플레이리스트 '데일리 믹스', '신곡 레이더', '새 위클리 추천곡'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 밖에 방대한 팝 음원을 보유했다는 점 또한 해외 아티스트의 곡을 즐겨 듣는 리스너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박상욱 스포티파이 코리아 매니징 디렉터는 "국내 이용자와 아티스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아티스트와 레이블, 유통사 등 다양한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국내 음악 스트리밍 생태계의 동반성장을 가속화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한국 음악 산업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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