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이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에 모두 효과가 있다는 업체 측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다만 남아공 변이에는 효과가 조금 떨어졌다. 업체 측은 변이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2차 접종분 백신을 변이에 맞게 바꾸는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모더나는 25일(현지시간) 영국, 남아공 변이에 대한 백신의 중화능을 시험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백신을 두번 맞은 18~55세 접종자 8명의 혈액을 이용해 이들의 몸 속 면역 물질이 새로운 변이를 막아낼 수 있는지 등을 시험했다. 영장류 시험도 진행했다.

영국 변이로 불리는 'B.1.1.7', 남아공 변이로 불리는 'B.1.351'을 포함해 실험한 결과 이들 변이에서 모두 중화능을 보였다. 바이러스를 중화시킨다는 것은 백신을 맞은 사람의 혈액 속 면역 물질이 이들 바이러스를 적군으로 인식해 세포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낸다는 의미다.

B.1.1.7 변이에 대한 중화값은 이전에 확인된 다른 변이에 대한 중화값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B.1.351에 대해서는 기존 변이보다 중화값이 6분의 1 정도로 줄었다. 모더나는 B.1.351에 대한 면역이 일찍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수치도 백신 보호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란 설명이다. 남아공 변이에 대한 대응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여전히 효과를 낸다는 의미다.

모더나는 100µg 용량의 백신을 두번 접종하는 지금의 방식이 새로 출현한 변이에 대응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코로나19 변이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임상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모더나는 부스터 샷(백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추가 접종하는 것)인 2차 접종분 백신을 이용해 새 변이에 대한 중화능을 높이는 방법이 있는지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남아공 변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백신(mRNA-1273.351)을 2차 접종 백신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변이에 대응하는 새 백신을 이용한 전임상과 임상 1상도 진행할 계획이다. 업체 측은 기존 백신인 'mRNA-1273'이나 변이 대응백신인 'mRNA-1273.351' 백신을 다른 백신의 2차 투여분 등으로 활용해 백신 중화값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진화하는 바이러스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mRNA 플랫폼을 활용해 남아공 변이 등에 효과가 있는지 시험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9월 영국에서 처음 확인된 B.1.1.7은 스파이크 단백질과 연관된 바이러스 변이가 8개 있다. 남아공에서 확인된 B.1.351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연관된 유전자 부위에 10개 돌연변이가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몸 속 세포에 들어갈 때 사용하는 부위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는 이들 바이러스 변이의 인체 감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