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가꾸기 관심 큰 청소년기 불청객…여드름 '콕' 찌른 노스카나, 100억 판매
남자는 16~19세, 여자는 14~16세에 많이 생기는 여드름은 외모 가꾸기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에게 불청객입니다. 21세기 의학기술로도 여드름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해 뚜렷한 해결책도 없습니다. 피지선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안드로겐이나 피부에 사는 박테리아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네스’가 유력한 원인일 것이라고 지목하고 있을 뿐이죠.

청소년기에 불쑥 찾아온 이 ‘불청객’은 성인이 되면 떠난다고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습니다. 피곤하면 이따금 얼굴에 올라오는 여드름, 등 위에 우뚝 솟는 ‘등드름’으로 고민하는 사람도 많죠.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여드름의 ‘뿌리’가 되는 피지를 꺼낸다 해도 파인 곳이 그만 흉터로 남기 일쑤입니다. 사춘기와 함께 찾아오는 이 불청객, 여드름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동아제약의 노스카나겔은 여드름을 짜고 난 자리에 남는 흉터를 치료할 수 있는 흉터 치료제로 알려지면서 판매량이 폭증한 일반의약품입니다. 지난해에만 100억원어치를 팔았죠. 처음 출시한 해인 2013년 판매량이 4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25배나 늘었습니다.

발매 당시 동아제약은 노스카나겔을 ‘고함량 흉터 치료제’로 알렸습니다. 흉터 치료에 효과가 좋은 주성분을 경쟁사 제품 대비 고함량으로 함유했다는 것을 상품의 장점으로 내세웠죠. 주성분은 알란토인과 헤파린나트륨, 덱스판테놀입니다. 덱스판테놀은 손상된 피부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알란토인과 헤파린나트륨은 흉터조직의 단단한 구조를 느슨하게 만들고 염증 반응을 억제해 흉터 생성을 막아주죠. 피부착색이나 간지럼 증상도 완화해줍니다. 경쟁 제품과 비교했을 때 알란토인이 5배, 헤파린나트륨이 10배 든 제품이 바로 노스카나겔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경쟁 제품 대비 가격이 비싸지도 않다 보니 제조사 입장에서 볼 땐 자랑해봄 직했죠.

‘팩트’에 입각한 야심찬 마케팅이었음에도 동아제약은 노스카나겔 판매량을 늘리는 데 실패합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시장에 쏟아지는 대부분의 신제품이 그렇듯 그저 소비자로부터 별로 관심을 못 받은 거죠. 이때 한 브랜드 매니저가 아이디어를 내며 시장 반응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시장 소비자는 여드름 흉터에 대한 해법을 모르고 있었어요. 방치하거나 머리카락으로 가리거나 컨실러로 덮거나 하는 게 보통이었죠. 여드름 흉터도 ‘흉터’였기 때문에 노스카나겔을 여드름 흉터 제품으로 알려보자고 했죠.” 김지훈 동아제약 브랜드 매니저의 말입니다.

새 마케팅 전략은 통했습니다. 여드름 흉터 치료제로 알리기 시작한 2015년 12억원어치가 팔렸습니다. 2017년 64억원, 지난해엔 100억원어치가 팔렸죠. 동아제약의 노스카나겔은 집에서 손쉽게 여드름 흉터를 관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약이 됐습니다.

노스카나겔과 같은 흉터 치료제와 상처 치료제는 헷갈리기 쉽지만 서로 다른 약입니다. 상처 치료제는 상처가 났을 때 바르는 치료제입니다. 후시딘이나 마데카솔이 대표적이죠. 흉터 치료제는 상처가 난 뒤 아물고 난 다음 흉터에 바르는 치료제입니다. 혼동해 사용하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