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진=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진=연합뉴스
'국내 1호' 도입이 유력한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내년 중반에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현재 한국이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유일한 코로나19 백신이라 우려를 자아낸다.

로이터통신은 9일(이하 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애드리안 힐 제너 연구소장이 FDA가 임상시험이 끝나길 기다리면 내년 중반이 돼야 미국에서 백신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힐 연구소장의 발언은 전날 뉴욕타임스(NYT)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FDA의 신뢰를 잃고 있다"며 연내 승인이 불가능하다고 보도한 가운데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미국 임상은 FDA가 요구하는 참가자 3만명의 절반 정도만 모집한 상태다. 임상시험 참가자 2명에게서 나타난 신경학적 증상이 백신과 무관하다는 증거를 FDA에 제출하지 못해 10월 말까지 7주간 임상시험이 중단된 영향이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NYT에 FDA로부터 받은 피드백으로 미뤄볼 때 미국 임상 결과를 얻기 전까지 연방정부의 허가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발표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3상 결과도 FDA 승인 연기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회사 측은 백신의 평균 예방 효과가 70%였다고 발표했는데, 뒤늦게 90%의 예방 효과를 보인 저용량 투약 방식이 연구진 실수였다는 점을 공개했다.

백악관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워프) 작전'팀을 이끄는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도 지난주 "저용량 투여 방식이 왜 더 잘 작용했는지에 관한 명확한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 승인하기엔 충분치 않다"며 "아스트라제네카가 1월 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다른 바이러스에 넣어 투여하는 방식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일반 냉장고 온도에서 보관이 가능하고 1회분 4달러의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됐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우리 정부가 들여오려는 백신 4종 중 유일하게 선구매 계약이 완료된 백신이다. 허가를 받기 위해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심사도 받아야 해 현재 비임상시험 자료가 사전 검토되고 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