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6일(미국 시간)은 삼성바이오로직스피플바이오에 중요한 날이 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말초·중추신경계약물 자문위원회는 다음달 6일 회의를 열고, 아두카누맙의 판매허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아두카누맙은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다.

바이오젠은 작년 3월 아두카누맙의 임상 3상 두 건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무용성평가에서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능력 개선을 입증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받아서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자료를 더 많은 환자를 통해 새롭게 분석한 결과 주요 임상목표를 달성했다며 FDA에 시판허가를 신청하겠다고 했다.

올 7월 바이오젠은 FDA에 아두카누맙의 신약 승인을 신청했다. 지난 21일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판매승인을 신청했다.

내달 6일 FDA 말초·중추신경계약물 자문위원회는 아두카누맙 허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FDA는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통해 의약품 판매허가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 자문위의 의견은 FDA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신약 승인을 받으면 아두카누맙은 FDA에서 승인받은 첫 번째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된다.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뇌에서 특이적으로 축적되는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표적하는 단일클론항체 치료제다.

자문위의 의견 표명은 국내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피플바이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아두카누맙이 판매 허가를 받으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CMO)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360KL 이상 규모의 생산시설이 필요하다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자문위가 아두카누맙의 승인을 권고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수주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피플바이오는 2018년 4월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 혈액진단키트의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았다. 아두카누맙이 표적하는 베타아밀로이드를 측정해 알츠하이머를 진단하는 기기다. 피플바이오는 아두카누맙의 공동 개발사인 에자이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아두카누맙이 출시되면 피플바이오 알츠하이머 진단키트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두카누맙은 승인 시 약값이 2000만~3000만원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고가의 약을 쓰기 전 대상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진단수요 기대감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아두카누맙 외에도 지난 7월 'BAN2401'에 대한 임상 3상을 미국에서 시작했다. BAN2401은 또다른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이다. BAN2401의 임상 3상은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1400명을 대상으로 216주 동안 진행된다.

한민수/박인혁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