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8일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TV를 구매하고 있다/사진=EPA
지난해 11월 28일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TV를 구매하고 있다/사진=EPA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대규모 가격할인 행사인 '프라임데이'가 13일(현지시간) 시작되면서 아마존을 필두로 미 대형 유통사들이 TV 등 가전제품의 대규모 판촉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부터 유료 멤버십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을 이용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미국 호주 일본 영국 등에서 48시간 동안 온라인 프라임데이를 개최한다. 프라임데이는 그간 매년 7월 열렸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차례 미뤄진 끝에 이날부터 열리게 됐다.

아마존 '프라임데이' 시작…대형 유통망도 할인 경쟁 가세

사진제공=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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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프라임데이는 지난해 미국 전통 최대 세일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를 합친 것보다 많은 상품이 팔리는 등 전 세계 최대 할인 행사로 자리잡았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는 아마존이 이번 프라임데이 기간 세계에서 11조4000억원(99억1000만달러)의 판매액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 아마존 프라임데이 행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1억5000만명을 프라임 회원으로 둔 아마존 뿐만 아니라 베스트바이, 월마트, 타겟 등 미국 다른 대형 유통망도 온라인 할인 경쟁에 나섰다는 점이다.

미국 CNBC는 "대형 유통망은 아마존에 맞서 가격할인 뿐만 아니라 아마존 같은 온라인 주문·배송과 함께 픽업 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그간 매년 추수감사절(11월 넷째주 목요일)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열렸던 연말 쇼핑 성수기는 이번 아마존 프라임데이를 시작으로 전반적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할인행사"라며 "프라임데이를 시작으로 다음달 예정된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특수' 릴레이 대목을 유통망들이 온라인을 통해 미리 선점하기 위해서 대폭 할인 경쟁에 나섰다"고 했다

아마존 프라임데이 100만여개 할인 상품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TV다.

아마존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제품인 QLED TV 가격을 대폭 내렸다. Q80T·Q60 등 QLED 4K 모델은 최대 약 24만원(200달러) 인하됐다. 이에 따라 Q60 82인치 모델은 206만9300원(1799달러)로 판매한다. 라이프스타일 TV인 '더 프레임' 55인치는 기존 약 160만9800원에서 34만원(300달러) 할인됐다.

LG전자의 경우 4K TV, 올레드 TV, 나노셀 TV 등 전 제품군에 걸쳐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LG전자는 LG 'CX 4K 올레드 TV'의 경우 최대 57만8000원(503달러) 할인하고 있다. 약 321만원이었던 인기 모델인 65인치 모델은 약 263만6000원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올레드 BX 시리즈도 260달러 인하됐다. 프리미엄 LCD TV 제품군인 'LG 나노셀 4K(NANO85)'의 경우 최대 20% 할인이 적용된다.

특히 보급형 제품군으로 분류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일반 LED TV의 경우 가격이 최대 절반 가량 떨어졌다. 이 외에도 아마존은 자체 TV '파이어' 시리즈와 함께 중국 TCL 하이센스, 일본 도시바와 소니, 미국 비지오 등 글로벌 TV 업체의 가격도 큰 폭으로 인하됐다.

여타 대규모 유통망도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베스트바이는 삼성 QLED 8K(Q800T) 65인치의 경우 약 80만5000원(700달러) 할인된 약 322만500원(2799달러)에 판매한다. 게임 구동에 최적화됐다는 평으로 국내서 여러 차례 품절된 LG 올레드 4K(CX) 48인치는 약 172만4700원(1499달러)로 팔린다.

이처럼 미국 유통망이 국내 소비자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서 해외 직구를 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직구로 사려면 관세 부가세 배송비 등이 추가된다"며 "국내 유통업계도 성수기에 맞춰 프로모션 행사를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양사 '깜짝 실적' 이끈 TV 사업…"4분기 출하량↑"

삼성 'QLED 4K(Q80T)/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QLED 4K(Q80T)/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사업은 3분기 두 회사의 '깜짝 실적'에 기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출 활동을 자제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TV 수요가 늘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글로벌 경기가 얼어붙었던 올 상반기 억눌렸던(펜트업) 수요가 하반기들어 본격화됐고 유통망이 영업을 재개한 것도 호실적의 배경이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6205만여대로 집계돼 분기별 출하량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위 삼성전자는 직전 분기보다 36.4% 늘어난 1420여만대를 출하했고, LG전자는 전 분기 대비 81.7% 많은 794만대를 출하했다.

트렌드포스는 전통적인 성수기인 4분기에도 TV 출하량이 3분기보다 4% 늘어 6453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양사의 TV 사업은 전통적인 성수기에 발맞춰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75형 이상 초대형, 8K 등 고화질 TV의 판매량은 최근 꾸준히 60% 이상 성장하며 전체 TV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4분기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출하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