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등 동물시험에서 1000배가 넘는 중화항체(최대 4224배)가 생성되는 걸 확인했습니다. 백신을 맞은 시험동물의 혈액을 1000배 넘게 희석해도 중화항체가 남아 있다는 의미입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올해 말 제출할 것”이라며 이같이 자신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경구용(먹는) 콜레라 백신으로 세계 백신 시장의 80~90%를 점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녹십자, LG화학 등 대기업이 이끌고 있는 국내 백신 시장에서 자체 백신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유일한 벤처기업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백신을 개발 중이다. 동물 대상 임상시험 막바지 단계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겉모습만 같은 단백질을 만들어 백신으로 투여하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 부분을 재조합해 몸속에 넣어 항체를 형성하도록 돕는다.

백 대표는 “돌기에서 사람의 세포수용체(ACE2)와 만나는 부분을 둘러싸는 항체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며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넣는 전통적인 백신 개발 방식보다 안전하고, 생산 측면에서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백신의 면역 반응을 높이기 위한 면역증강제 기술(EcML)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인 GSK와 MSD 등 일부 회사만 가진 기술이다. 백 대표는 “면역증강제를 넣으면 중화항체가 더 잘 형성되는 효과가 있고, 재조합 단백질 백신엔 꼭 필요하다”며 “백신 개발과 함께 EcML의 기술수출도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백신 수탁생산(CMO) 회사로서의 잠재력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백신 생산 시설 부족으로 기술 이전을 통해서라도 여러 국가에 위탁 생산을 맡기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강원 춘천 1공장에서 연 1000만~2000만 도즈(병) 정도의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