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이 "삼성의 미래" 극찬한 뇌과학자, 삼성 AI연구 총괄한다
뇌 신경공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세바스찬 승(한국 이름 승현준, 사진) 삼성전자 최고연구과학자가 삼성전자의 연구를 총괄하는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에 내정됐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전문가인 승 소장을 앞세워 미래 핵심 성장동력인 AI 기술력을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승 소장을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에 내정하고 한국을 포함 13개 국가에 있는 글로벌 15곳의 연구개발(R&D)센터와 7개 AI센터의 미래 신기술 융복합 기술 연구를 관장시킬 것이라고 24일 발표했다. 미 프린스턴대 교수이기도 한 승 소장은 그동안 학계에서 쌓은 경험과 연구능력, 폭넓은 연구기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세계적 연구자들과 열린 연구, 우수 인재 영입 등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승 소장은 1986년 미 하버드대에서 물리학 학사학위를,1990년 같은 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이스라엘 히브리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거친 뒤 벨랩(Bell Labs) 연구원, MIT 뇌인지과학·물리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14년 미 프린스턴대로 옮겨 뇌과학연구소에서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일하던 중 2018년 AI 전략 수립이 필요했던 삼성전자에 최고연구과학자(CRS, 부사장) 직책을 맡으며 자문을 시작했다.

승 소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5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뉴 삼성 비전'을 발표하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 외부의 유능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이뤄진 첫 번째 영입 사례다. 그동안 '자문' 역할만 해오던 승 소장이 삼성전자의 통합 연구조직 수장을 맡으면서 전면에 등장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며 "성별과 학벌,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데려와야 한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경영복귀 이후 첫 해외출장 일정으로 유럽과 북미를 돌면서 글로벌 AI 석학들을 만나 의견을 나눈 후 'AI 올인'을 선언했다. 이 부회장은 이듬해 AI와 5세대 통신(5G)에 18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부회장의 'AI 올인' 선언을 뒷받침 하는 조직이 삼성리서치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삼성전자의 연구를 통합 운영하기 위해 2017년 1월 설립한 삼성리서치는 한국 AI 총괄센터를 비롯 세계 5개국 7곳(미국 실리콘밸리·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AI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 AI 총괄센터를 전 세계 AI 연구 허브로 만들고 올해 안에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1000명(국내 600명+해외 400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