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텅 빈 사무실 모습/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텅 빈 사무실 모습/사진=연합뉴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맞아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다. 일시적 재택근무를 넘어 '비대면 근무'에 대한 편견을 깨고 근무 형태의 변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ICT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한 SK텔레콤은 오는 15일, 네이버는 13일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했다. 카카오는 앞선 지난달 26일부터 별도 종료 기한을 두지 않고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주요 게임사들도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엔씨소프트는 9~20일 부서별 인원의 50%가 순환하는 방식으로 재택근무를 연장했다. 스마일게이트는 16일까지 전직원이 재택근무한다. 넥슨코리아도 20일까지 임산부, 기저질환자, 자녀 어린이집 휴원 및 초등학교 개학 연기 등에 해당하는 임직원에 한해 조건부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넷마블 펄어비스 네오위즈 카카오게임즈 라인게임즈 선데이토즈 등도 13일까지 전사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운영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재택근무 증가로 업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원격근무에 유용한 '협업툴'이다. 네이버가 자회사 협업솔루션 툴 라인웍스의 2월 사용량과 홈페이지 방문 추이를 자체 조사한 결과 1월보다 메시지 트래픽이 5배 이상 급증했다. 영상 통화량, 영상 화면 공유 사용량도 1.5배 늘어났다.

업무용 메신저로 많이 쓰이는 네이트온도 대기업들이 재택근무에 나서기 시작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월 동기간 대비 메시지 발송 건수가 10% 이상 증가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택근무 보편화가 앞당겨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그간 재택근무는 비대면이란 불확실성 때문에 자리잡지 못했다. 그러나 ICT 특성상 도리어 재택근무의 비대면 근무 장점을 살리면 문서 기반으로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미국은 이미 37%의 근로자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재택·원격근무 비중이 상당하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카카오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돌입한 지난달 28일 "이번 기회에 카카오의 업무툴 아지트와 카카오톡을 활용해 업무 공개, 공유·소통 문화를 안착시키면 스마트 오피스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재택근무를 허용한 일부 회사의 근로자 생산성이 13.5% 증가했다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연구 결과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드롭박스·페이퍼·콜라비 등 협업툴을 이용해 공유되는 업무 상황은 오히려 상황이나 일정, 할 일, 피드백을 자유롭게 공유해 원활한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메신저도 검색이나 파일 관리가 편리하고 히스토리 등도 볼 수 있어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람이 실시간에 같은 공간 안에서 대면 기반으로 소통하는 것만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하긴 어려워지고 있다"며 "몇 가지 규칙을 세워 비대면 업무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할 수 있다"고 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