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가 개막한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듀얼스크린 스마트폰 LG G8X 씽큐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0'가 개막한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듀얼스크린 스마트폰 LG G8X 씽큐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LG전자가 폴더블폰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올해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듀얼스크린'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0'에 참석한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롤러블 TV도 내놓는 회사가 왜 (폴더블폰을) 못 만들겠느냐"면서도 "프리미엄 시장 변화를 이끌 만한 더 혁신적인 제품으로 준비하겠다"고 언급했다.

폴더블폰 출시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도 "올해 폴더블폰 등 새 폼팩터 출시는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 출시한 듀얼스크린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아 올해도 개선된 형태의 듀얼스크린으로 시장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경쟁사들이 새 폼팩터로 꼽히는 폴더블폰 출시에 열 올릴 때 디스플레이가 2개인 듀얼스크린으로 대응해왔다. 첫 듀얼스크린이 적용된 'V50씽큐'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70만대가량 팔리며 선방했지만, 하반기 출시된 후속작 'V50S 씽큐'는 일부 개선된 기능만 선보이며 흥행을 이어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V50S 씽큐는 전작 대비 듀얼스크린, 스펙 등에서 소비자가 변화를 크게 체감하지 못한 게 흥행 실패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LG는 올해도 듀얼스크린을 민다.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0'에서 듀얼스크린을 채택한 'V60 씽큐'을 선보일 예정이다. V60씽큐는 5G(5세대 이동통신) 지원, 스냅드래곤 865 프로세서 등의 스펙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업은 LG전자의 최대 고민거리다. LG폰은 2015년 2분기 이후 19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보다 23.8% 줄었다.

LG전자가 폴더블폰 대신 듀얼스크린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적자 탈출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영업적자가 5년 가까이 이어진 상황에서 투자 대비 이익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은 폴더블폰이나 불확실성이 짙은 새로운 폼팩터를 출시하기는 버거울 것"이라고 했다.

일단 듀얼스크린에 중점을 두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자개발생산방식(ODM)을 확대, 적자폭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전략인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 스마트폰 생산 라인 베트남 이전을 결정한 LG전자는 올해 본격적으로 베트남 생산 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체제 전환에 따른 스마트폰 사업부 비용 절감액은 연간 800억원 이상으로 적자 폭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며 "보급형 제품의 ODM 확대도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