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바이오 유니콘 기업 된 에이프로젠

KAIST 교수 출신 김재섭 대표
"바이오시밀러 이어 신약도 개발"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가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바이오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상익 기자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가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바이오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상익 기자

‘공격적 인수합병(M&A)과 사업다각화.’ 국내 열한 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에 오른 에이프로젠의 성장 비결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주력 사업인 에이프로젠의 계열사는 제약, 의약품 유통, 게임, 생산설비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있다. 연구개발(R&D) 자금이 많이 드는 바이오 부문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 구조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 매출은 아직 500억원 안팎이다. 에이프로젠이 유니콘 기업에 선정되자 바이오업계에서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 이유다.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는 “바이오시밀러는 물론 바이오 신약에서도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사업다각화로 바이오 자금 확보

게임社까지 M&A…'실탄' 확보해 신약 도전

김 대표는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출신이다. 2000년 동료 교수들과 유전체 분석회사인 제넥셀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M&A로 사세를 키웠다. 2005년 코스닥시장 상장사 세인전자를 인수해 우회상장했다. 이듬해엔 바이오시밀러업체 에이프로젠을 사들였다. 2008년 슈넬생명과학(현 에이프로젠제약), 2017년 에이프로젠H&G(게임·의약품 판매)와 에이프로젠KIC(공장설비 제조)를 인수했다. 계열사만 10여 개다.

김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지베이스가 에이프로젠그룹의 지주회사격이다. 에이프로젠과 에이프로젠KIC가 주력 계열사로 다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핵심 사업인 바이오와 무관한 게임, 공장설비 제조 기업을 인수한 것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에이프로젠 관계자는 “비상장사로 바이오 투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에 상장사들을 인수한 것은 시장의 요구이기도 했다”며 “적법한 방법으로 관계사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공장부지 등 자산만 5000억원

에이프로젠은 2015년 18억원이던 매출이 2016년 680억원으로 급증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GS071’을 일본 니치이코제약을 통해 일본에 수출하면서다. 하지만 2017년 622억원, 2018년 533억원으로 매출이 줄었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241억원에 그쳤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을 준비하기 위해 오송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영향이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주춤하지만 에이프로젠은 지난해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5월 린드먼아시아베스트먼트에 2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기업가치를 1조75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등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은 물론 계열사인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오송공장 등 자산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대표는 “에이프로젠과 계열사인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자산가치만 5000억원이 넘는다”고 했다.

“에이프로젠KIC와 올해 합병”

에이프로젠은 GS071의 한국과 미국 출시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김 대표는 “오송공장 실사 등을 감안하면 미국 허가 신청은 올해 하반기, 한국 출시는 2021년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암제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3상도 올해 초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바이오시밀러 5종 외에 퇴행성관절염, 삼중음성유방암 등 신약 파이프라인 5종을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장사인 에이프로젠은 상장사인 에이프로젠KIC와 합병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오송공장의 식품의약품안전처 GMP(제조품질관리기준) 인증과 FDA 승인 준비를 마치는 대로 연내 합병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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