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스타트업의 성공 조건

기술 개발에만 몰두하다간 도태
고객 요구 수용·네트워크 구축을
"발명가주의 벗어나 시장반응 고려하고 소통하라"

신기술 기반의 테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로 ‘발명가주의’를 꼽는다. 시장 반응을 고려하지 않고 기술 개발에만 몰두한다는 의미다.

테크 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터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이용관 대표는 “기술 개발단계에서 최종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고민하고 자신의 기술이 어디에 어떤 형태로 쓰일지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에 없던 유일한 기술이라도 시장에서 통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국내 테크 스타트업들도 이구동성으로 ‘고객’을 강조한다. 지난달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수아랩이 대표적이다. 수아랩은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 코그넥스에 1억9500만달러(약 2300억원)에 매각돼 한국 테크 스타트업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기록을 세웠다. 수아랩은 인공지능(AI)과 머신비전(machine vision: 기계가 사람 눈처럼 사물을 인식하는 것) 기술 등을 바탕으로 공장에서 사람 없이 완제품의 결함을 점검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문태연 수아랩 부대표(사진)는 “2013년 창업해 시제품을 생산한 뒤 잠재고객인 대기업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첫 협업의 결과물은 2016년에야 나왔다. 문 부대표는 “3년 만에 잡은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에 고객사 요구를 최대한 수용했다”며 “일 잘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기·전자, 태양광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바나듐 기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스탠다드에너지 역시 시장과 소통을 잘해 성공한 사례다. 김부기 대표는 국내외에서 배터리 관련 행사가 열릴 때마다 참석해 공격적으로 미팅을 잡았다. 유럽 출장 일정은 2박4일이 기본이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2013년 창업 이후 4년 만에 시제품을 내놓고 국내 대기업과의 협력 기회를 얻었다. 내년 1분기에는 세 가지 규격의 완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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