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과 야후재팬이 ‘경영 통합’을 선언한 배경 중 하나가 두 나라의 인공지능(AI) 경쟁력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이나 중국에 맞서려면 두 나라의 AI 인력을 끌어모아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AI 인재 확보 최하위권…터키보다 뒤처져
국책 연구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지난달 내놓은 ‘인공지능 두뇌지수: 핵심인재 분석과 의미’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AI 상위 전문가 500명 중 한국은 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25개국을 대상으로 2009년부터 작년까지 나온 논문과 논문 인용 수 등을 분석해 세계 AI 핵심인재 500명을 선정한 결과다. 일본은 1명에 그쳤다.

미국이 73명(14.6%)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중국(65명), 스위스(47명), 독일(36명), 영국(31명) 등의 순이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31명), 홍콩(29명), 대만(9명) 등이 한국과 일본보다 상위에 있었다. 경제 규모가 한국, 일본보다 훨씬 작은 터키도 19명에 달했다. 한국은 전체 25개 국가 중 19위(7명)에 그쳤다. 일본은 23위(1명)로 최하위권이었다.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한국 AI 연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결과”라며 “해외 유명 AI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 수만 봐도 터키가 한국보다 AI 강국”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 칭화대가 내놓은 ‘2018 인공지능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AI 연구인력(2664명)은 터키(3385명)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과 중국의 AI 인력은 각각 2만8536명과 1만8232명에 달했다.

한국의 AI 인력은 국내 수요에 대응하기도 부족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올해 부족한 AI 인력을 1595명으로 추산했다. 부족 인력은 2022년께 3132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각종 규제가 AI 연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연구 과정에서 각종 데이터 활용은 필수다. 데이터를 많이 모아 활용할 수 있어야 AI 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다. 국내에선 익명화한 개인정보도 활용이 막혀 있다. 정부는 관련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데이터3법은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와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1년 가까이 국회에 묶여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