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노벨물리학상은 외계 행성의 존재를 인류 최초로 발견한 미셸 마요르·디디에 쿠엘로 스위스 제네바대 교수, 우주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이론 체계를 구축한 제임스 피블스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우주의 진화와 우주 내에서 지구의 위치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증대시킨 공로로 이들을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8일 발표했다.

피블스 교수는 ‘빅뱅(우주 대폭발)’ 이후 우주의 진화 과정을 연구한 이론물리학자다. 140억 년 전 빅뱅 이후 40만 년 전까지 우주의 진화 과정을 연구해 1960년대 중반부터 이론 체계를 구축해 왔다. 아인슈타인의 중력방정식 등을 활용해 이론 체계를 수립했다. 우주 물질의 95%가 암흑에너지를 가진 ‘암흑물질’이라는 사실도 그의 연구 성과와 연관돼 있다.

마요르와 쿠엘로 교수는 천체를 관측하는 천문학자다. 두 학자는 1995년 태양계 바깥에서 태양계의 목성 크기만 한 외계 행성을 처음 발견했다. 조동현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는 “별과 달리 행성은 빛을 발산하지 않아 우리 눈으로 볼 수 없어 마요르와 쿠엘로 교수 이전엔 태양계 밖 행성을 관측한 적이 없다”며 “두 학자는 평범한 관측 장비로 프랑스 남부에서 관측 활동을 하면서 외계 행성이 존재함을 처음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파동 진원지에서 나오는 진동수가 실제 진동수와 다르게 관측되는 현상인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 외계 행성을 처음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앰뷸런스 소음이 지나갈 때 들리는 게 일상 속 도플러 효과다. 두 학자가 처음 외계 행성을 발견한 1995년 이후 외계 행성 관측이 본격화돼 4000여 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도플러 효과, 그림자 효과 등을 이용해 외계 행성을 찾는 것이 최근 천문학계의 트렌드”라며 “적당한 거리에 외계 행성이 존재한다면 대기 분석 등을 통해 생명체 존재 가능성과 함께 지구상의 생명체 기원 역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벨물리학상은 이로써 지난해까지 수상자 210명에 3명을 더해 총 213명이 받았다. 역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은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가 각각 9명으로 공동 1위다. 미 캘리포니아공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벨연구소가 각각 8명으로 뒤를 이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는 미국(94명), 영국(26명), 독일(24명), 프랑스(14명), 러시아(12명), 일본(11명) 순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