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4~6월) 연결기준 확정 실적으로 매출 56조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 5일 발표한 잠정 실적(매출 56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보다 다소 높아진 수치다. /한경DB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4~6월) 연결기준 확정 실적으로 매출 56조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 5일 발표한 잠정 실적(매출 56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보다 다소 높아진 수치다. /한경DB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실적이 3년 전으로 회귀했다.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반도체 부문에 기대고 있는 삼성전자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

분기 매출은 여전히 50조원대를 지켰지만, 영업이익은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스마트폰 사업부의 실적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 하반기에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반도체 시장의 하락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빠른 시일 안에 실적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4~6월) 연결기준 확정 실적으로 매출 56조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 5일 발표한 잠정 실적(매출 56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보다 다소 높아진 수치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6%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3분기(17조5700억원)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순이익은 5조1806억원으로 53.09% 줄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2조8300억원, 매출 108조5100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7.95%, 8.85% 줄어든 결과다.

반도체 이익 급감은 2분기 실적 감소의 직격탄이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의 75%를 반도체 부문에서 거뒀다.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영업이익 3조4000억원, 매출 16조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0.7%와 26.8% 줄어든 수치다.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21.1%로 2014년 2분기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고객사 구매 재개와 모바일 고용량화에 따라 수요가 일부 회복됐지만,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에선 영업이익 7500억원, 매출 7조6200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분기 적자(5600억원)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이는 애플 등 북미 고객사에서 지급한 보상금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무선통신(IM) 사업에선 영업이익 1조5600억원, 매출 25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는 영업이익이 41.5% 줄고, 매출은 7.7% 늘었다.

이 관계자는 "중저가 제품 판매가 늘었지만 갤럭시S10 등 플래그십 제품 판매 둔화와 중저가 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전(CE) 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7100억원, 매출은 11조7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9.2%, 6.4%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QLED·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확대됐고, 에어컨과 신제품 판매 호조가 지속됐다"고 했다.

2분기 시설투자는 총 6조2000억원이었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5조2000억원, 디스플레이 5000억원 등을 집행했다. 상반기 전체 시설투자는 10조7000억원으로 반도체 8조8000억원, 디스플레이 8000억원 등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대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실적 회복세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는 하반기가 계절적 성수기이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내부 이슈보다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나 경쟁사들의 투자 확대 등이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회복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선 1~2개월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계 제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D램 1y나노 공정 전환과 연내 6세대 V낸드 양산을 통해 기술 경쟁력으로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비메모리는 64메가픽셀 이미지센서, 극자외선(EUV) 7나노 AP 등 고객사의 제품 차별화를 위한 고부가 제품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또 3D 센서, 자동차용 반도체, 사물인터넷(IoT)용 칩 개발로 중장기 사업 영역 확대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디스플레이는 8K 및 초대형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모니터 등의 사업도 강화해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마트폰은 내달 7일 발표하는 갤럭시노트10과 9월 출시가 예정돼 있는 갤럭시폴드 등 전략 제품의 라인업을 강화해 반등을 노리겠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전은 하반기 성수기 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QLED TV 판매 확대를 통해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공고히 하고 의류청정기, 건조기 등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