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허가 받은 여성용 비아그라…국내 출시는 언제?
여성용 비아그라(사진)가 미국에서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에 국내 제약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1일 폐경기 여성의 성욕 저하 치료제인 ‘바이리시’의 품목 허가를 승인했다. 2015년 최초의 여성용 비아그라 ‘애디’를 허가한 데 이어 두 번째다. 분홍색 알약 형태의 애디는 ‘핑크 비아그라’로 불렸다. 경구제인 애디와 달리 바이리시는 주사제다. 미국 여성건강 전문 제약회사인 AMAG 파마슈티컬과 팰러틴테크놀로지스가 개발했다. 이 약물은 브레멜라노타이드라는 성분의 합성 호르몬으로 성욕과 관련된 뇌 경로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억제력을 줄이고 신경계를 흥분시키는 등 성적 반응에 관여하는 주요 뇌 수용체의 반응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다. FDA는 이 약을 폐경 전 여성의 후천적 성욕감퇴장애(HSDD)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직접 투여할 수 있는 자가주사제로 필요 시 복부 및 허벅지에 주사하면 된다.

먹는 약과 주사제 두 가지 제품이 FDA의 허가를 받았지만 국내에 들여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바이리시는 광동제약이 국내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2017년 팰러틴테크놀로지스와 계약금(약 50만달러)과 마일스톤(약 300만달러) 등 총 350만달러 규모의 국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리시가 국내 허가를 받으면 10년 동안 판권을 보장받는다. 이 때문에 지난 24일 광동제약 주가는 전일 대비 21.09%(1550원) 폭등했다. 작년 5월 이후 1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거래량도 2400여만 주로 전일 거래량(35만 주)의 70배에 달했다.

광동제약은 바이리시의 국내 임상과 출시 시기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바이리시의 구체적인 작용 기전이 분명하지 않고 미국에서도 안전성과 효능 논란이 일고 있어 국내 허가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FDA는 고혈압 환자와 심혈관계 질환 환자는 바이리시의 투여를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성욕 저하는 스트레스를 포함한 다양한 심리적 요인과 외부 변수가 결합해 나타나기 때문에 약물로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국내 정서상 여성용 비아그라가 성공할 수 있을지 시장성도 분석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