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K텔레콤
사진=SK텔레콤
지난 4월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가 시작됐지만 번호이동시장은 오히려 위축된 모양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기기변경을 하고 있는데다, 통신사의 결합상품이 소비자들을 묶어놓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4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는 총 45만9073명으로 지난 3월 49만9314명보다 8%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월 평균인 47만1717건과 비교해도 적은 수준이다. 5G 특수를 누릴 것 같던 시장이 잠잠한 것.

업계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번호이동보다는 5G 스마트폰으로 기기변경을 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케팅이 기기변경에 초점을 맞췄다"며 "장기간 가입한 우량 고객에 대한 지원과 결합상품으로 고객 이탈도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통사는 5G 스마트폰 기기변경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높은 5G 스마트폰에 선택약정할인율보다 높은 공시지원금을 책정해 기기변경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불법 보조금 대란을 일으켰던 LG V50의 경우 최대 77만3000원(SK텔레콤) 공시지원금이 책정됐다. 또 통신사는 5G 폰으로 교체할 시 차기 스마트폰 구매 부담을 덜어주는 프로그램도 진행중이다.

통신사는 5G 가입자 유치전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11일 기준 5G 가입자가 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KT는 5G 상용화 초반,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 가입자가 1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당시 SK텔레콤이 KT에 1위 자리를 잠시 내줬던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다만, LG V50 씽큐 출시와 함께 SK텔레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KT에 비해 근소한 차이로 다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신규가입자를 기준으로 국내 전체 5G 시장에서 30% 가량 유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 등 5G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통신사의 경쟁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락며 "가입자 유치 경쟁에 있어 시장을 혼탁하지 않게 하려는 원칙도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