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처음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열어젖혔다. 5G가 상상 속 기술과 서비스를 현실화해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대동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율주행車 타고 VR 보는 '5G 신세계'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한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먼저 5G 스마트폰을 개통하면서 5G 상용화를 달성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한국이 명실상부한 정보통신 최강국임을 다시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5G는 자율주행, 무인로봇, 홀로그램 등 상상 속에서만 머물던 서비스를 실현하고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혁신과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 3일 오후 11시 회사별 1호 가입자의 5G 스마트폰을 개통했다.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즌은 55분 뒤 트위터에 5G 스마트폰을 상용화했다고 발표했다. 간발의 차로 한국이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5G 이동통신의 3대 특징은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성이다. 이를 바탕으로 초고화질(UHD),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대용량 미디어 콘텐츠는 물론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원격진료 등의 서비스가 일상화할 전망이다.

"이동통신 홀수 세대는 혁신 일으켜"

5세대(5G) 이동통신은 이론적으로 4세대 이동통신(LTE)보다 최대 20배 빠른 20Gbps(초당 기가비트)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데이터 전송 지연시간도 1~4ms(1000분의 1초) 수준으로 LTE(30~50ms)보다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연결성 측면에서도 LTE와 차별된다. 1㎢ 면적당 접속 가능한 기기의 수가 100만 개, 전송 가능한 트래픽 양도 10Mbps로 LTE 대비 100배 수준이다.

단순히 속도만 빨라진 것이 아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5G가 만들 새로운 세상’ 보고서에서 “이동통신의 홀수 세대는 혁신을 일으키고 짝수 세대는 이를 확산하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4세대인 LTE가 스마트폰을 확산하는 기폭제가 됐다면 5G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가능하게 해 기존 스마트폰 중심의 통신 시장을 와해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스마트폰을 판매해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는 중국 업체들을 견제할 기회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5G 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이 ‘빨랫줄 장사’로 비유되는 네트워크 사업자에서 벗어나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LTE 시대 애플, 구글 등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업체가 플랫폼을 주도했다면 5G 시대에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통신사들에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