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매스아시아·쏘카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 경쟁
시장규모 3년내 30만대로 늘 듯
친환경 교통수단에 규제완화 기대감…'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뜬다

젊은 직장인이 많은 경기 성남시 분당, 판교 등지에서는 전동킥보드, 전동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마이크로 모빌리티’(대중교통이나 차로(車路)로 닿기 힘든 단거리 이동을 보완하는 이동 수단)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업체들과 매스아시아, 올룰로 등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뛰어들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올 하반기 전동킥보드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될 전망이어서 업계 기대도 커지고 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전동휠 등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1인용 이동 수단이다. 목적지까지 걸어가기엔 멀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기엔 가까운 구간(라스트마일)의 이동을 돕는다. 친환경 교통 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편리한 근거리 이동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교통안전연구원은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2022년에는 20만~30만 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친환경 교통수단에 규제완화 기대감…'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뜬다

카카오부터 스타트업까지

올봄 들어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달부터 성남과 인천 연수구에서 전기자전거 공유서비스 ‘카카오 T 바이크’를 시작했다. 택시를 부를 때 쓰는 ‘카카오 T’ 앱(응용프로그램)에 공유 전기자전거를 접목했다. 쏘카도 지난 6일 ‘일레클’에 투자해 서울에서 전기자전거 공유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일레클은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상암지역에서 공유 전기자전거 시범 서비스를 해온 스타트업이다.

모빌리티 스타트업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공유자전거 서비스 ‘에스바이크’를 운영하고 있는 매스아시아는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을 공유하는 공유 마이크로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 ‘고고씽’을 다음달 선보인다. 국내에 처음으로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를 내놓은 올룰로는 서울에 이어 경기, 부산 등으로 서비스 운영 지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안전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자동차와 사람 사이를 위험하게 주행하는 전동킥보드 주행자를 가리키는 ‘킥라니’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다. 업체들도 이를 감안해 안전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킥고잉 앱에서 주행 주의사항을 고지하고 있는 올룰로는 무료로 헬멧을 나눠주거나 편의점과 제휴해 헬멧 대여 등의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매스아시아는 모든 회원에게 자전거 보험을 적용한다.
올룰로 제공

올룰로 제공

업계·이용자 모두 규제 완화 기대

전동킥보드는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기대가 크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지난 18일 ‘제5차 규제혁신 해커톤’에서 전동킥보드를 자전거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게 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발표했다. 해커톤에 참여한 정부 부처, 전문가, 민간 이해관계자들은 개인형 이동수단 발전을 위해 시속 25㎞ 이하인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 수단의 자전거도로 주행을 허용하자는 데 합의했다.

또 전기자전거와 같은 수준에서 개인형 이동 수단에 대한 운전면허를 면제하기로 했다.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 등은 오토바이로 분류돼 자전거 도로를 이용할 수 없었다. 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이상의 운전면허가 필요했다.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를 하고 있는 올룰로와 매스아시아 등 스타트업들은 이번 합의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차도 주행, 면허 소지 등의 제한 조건 때문에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합의대로 이뤄진다면 더 많은 사람이 개인형 이동 수단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는 이용자들의 불만 해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3년간 민원정보분석시스템에 수집된 전동킥보드 관련 민원 1292건을 분석한 결과 ‘전동킥보드 관련 제도 정비 요구’가 두 번째로 많았다. ‘제도 정비 요구’ 내에서는 차도 이외에 자전거 도로 등으로 이용 도로를 확대해 달라는 의견이 59.9%로 가장 많았다.

해외에선 완성차업체까지 뛰어들어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업체들은 물론 완성차업체들까지도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테크크런치 등 외신은 우버가 작년 4월 인수한 전기자전거 공유업체를 통해 자율주행 자전거와 스쿠터를 개발하기 위한 새 조직을 꾸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포드는 2017년 자전거 공유 스타트업 모티베이트와 제휴를 맺고 실리콘밸리에서 자전거 공유 플랫폼 ‘고바이크(GoBike)’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전동스쿠터 대여업체 ‘스핀’도 약 1억달러에 인수했다. 다임러는 전동킥보드 공유 사업을 남유럽에서 시범 시행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다임러는 지난달 BMW와 공동으로 10억유로를 투자해 차량공유뿐 아니라 승차공유, 주차, 전기차 충전, 전동킥보드 등에서 협업할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로 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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