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프리먼 뉴로보파마슈티컬스 창업자(사진 왼쪽)와 마크 버사벨 최고의료책임자(CMO)가 신약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임유  기자
로이 프리먼 뉴로보파마슈티컬스 창업자(사진 왼쪽)와 마크 버사벨 최고의료책임자(CMO)가 신약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임유 기자
“미국에서 곧 임상3상에 들어가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NB-01’은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환자를 위한 1차 치료제 역할을 할 겁니다.”

로이 프리먼 뉴로보파마슈티컬스 창업자 겸 하버드대 의대 신경과 교수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 “NB-01은 통증 완화, 항염증 효과, 신경 생성 촉진 등 다양한 효능을 보이면서도 기존 치료제의 가장 큰 단점인 부작용도 해소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뉴로보파마슈티컬스는 2017년 미국 보스턴에 설립된 바이오벤처다. 항암제 이후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퇴행성 신경계 질환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는 게 목표다.

뉴로보파마슈티컬스의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은 2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NB-01과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NB-02다. NB-01과 NB-02는 둘 다 천연물 의약품으로 지난해 1월 동아에스티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았다. 그는 천연물 의약품이 발병 기전이 복잡한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치매에 효능이 우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리먼 교수는 “여러 회사가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한 이유는 한 가지 병인에만 집중해서”라고 했다.

프리먼 교수는 2014년 동아에스티가 미국에서 진행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임상 2상에 참여했다. 그 과정에서 NB-01의 우수성을 직접 확인했다. 그는 “임상 결과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특히 기존 치료제의 단점으로 꼽히던 부작용이 현저히 적었다”고 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로 말초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신경세포가 손상돼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당뇨 환자의 50~60%가 이 병을 앓고 있다. 프레가발린, 타펜타돌 등 기존 약물은 통증은 완화하지만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니다. 게다가 오심, 현기증, 중독 등 부작용을 동반한다.

NB-01은 염증을 일으키는 단백질인 TNF-α, IL-6 등을 억제하는 항염증 효과와 AGEs(당화최종산물)를 감소시켜 신경과 혈관이 손상되는 것을 막는다. 또 NGF(신경성장인자)를 자극해 신경세포의 성장과 분화를 유도한다. 임상 2상 결과, 환자군 절반에서 50% 이상의 통증이 경감됐다. 기존 치료제의 경우 환자의 25%가 부작용을 겪었지만 이 물질은 2~3%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현재 글로벌 임상3상 준비를 마쳤다. 미국의 80여 개 의료기관에서 700명이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올 상반기 임상을 개시한다. 한국을 포함한 10여 개국에서도 환자 7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한다. 2022년 임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치매 치료제 NB-02도 주목받고 있다. 치매는 로슈,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분야다. 프리먼 교수는 “NB-02는 알츠하이머의 주요 세 가지 병인인 AChE(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타우 단백질, 아밀로이드베타 등에 모두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후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IND(임상시험계획서) 제출 준비를 마쳤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현재 NB-01의 글로벌 임상3상과 NB-02의 초기 임상 및 신규 파이프라인 도입을 위해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초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