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내리막길 접어든 中 스마트폰 시장…설 곳 없어지는 삼성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규모(출하량)가 최근 5년 내(2013∼2018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보급률과 길어진 교체 주기가 원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1위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0.8%에서 1분기 0.7%로 하락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1분기 중국 스마트폰 규모가 839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할 수 있다고 12일 밝혔다. 분기 출하량이 9000만대 아래로 떨어진 건 2013년 3분기(7960만대) 이후 처음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2009년 이후 매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2012년 출하량 1억대를 돌파했고(1억7340만대) 2016년 4억7930만대로 정점을 찍었다. 2016년 세계 시장 규모가 14억8820만대인 걸 감안할 때 30% 넘는 스마트폰이 중국에서만 판매된 것이다. 화웨이·오포·비보·샤오미 등이 이때 성장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60%대에 육박한 데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경제 성장이 꺾이면서 판매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4년만에 분기 출하량 1000만대 선이 무너졌다.
[이슈+] 내리막길 접어든 中 스마트폰 시장…설 곳 없어지는 삼성
혁신 제품의 부재와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진 것도 시장 축소의 원인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2017년 상하좌우 테두리가 없는 베젤리스(노치 포함) 디자인 이후 이렇다 할 혁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교체 주기도 2015년 24개월에서 2017년 30개월로 크게 늘어나면서 시장은 빠르게 쪼그라들었다. 구매자 수가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혁신 제품이 없으니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기존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다.

시장이 축소됨에 따라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의 타격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SA는 삼성전자의 1분기 출하량이 역대 가장 적은 6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0.7% 점유율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1분기에 가장 많은 물량을 출하했는데, SA의 전망대로 1분기 출하량이 60만대에 그칠 경우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0.5%(연간 200만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글로벌 1위 자리도 위태롭게 된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공개되는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및 폴더블(접히는)폰을 기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공략에는 한계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 샤오미, 비보 등 가성비에 혁신을 더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선전으로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4억대 선을 지킬 수 있지만 삼성전자 점유율은 계속해서 하락할 수 있다"며 "화웨이의 중국 출하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글로벌 1위 자리를 화웨이에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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