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에 등장한 투명 망토…메타물질 활용해 현실서도 구현
투명인간은 영국의 공상과학소설 작가인 허버트 조지 웰스가 1897년 소설을 발표한 후 숱한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로 쓰이고 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된다는 설정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해리 포터 시리즈(사진)에 등장한 투명 망토가 이목을 끌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에도 해리 포터의 망토와 비슷한 ‘광학미채(光學迷彩) 슈트’가 나온다.

소설 ‘투명인간’이나 영화 ‘할로우맨’처럼 사람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뒤집어쓰는 방식의 투명 망토는 현재 기술로도 제작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빛 굴절률을 조절할 수 있는 소재는 메타물질의 힘이다.

빛이 물체에 부딪혔을 때 나타나는 경우의 수는 세 가지다. 반사하거나 흡수하거나 굴절한다. 물체의 색깔을 결정하는 것도 광학적인 특성이다. 물체가 다른 색깔의 파장은 흡수하고 붉은 파장만 반사하면 사물이 붉게 보인다. 모든 빛을 반사하면 검게, 빛을 반사하지 않고 투과시키면 투명하다고 느끼게 된다. 메타물질은 빛의 굴절률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투명 망토를 구현한다. 빛이 가리고자 하는 물체의 뒤로 돌아가게 하는 방법으로 물체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메타물질 투명 망토의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6년이다. 데이비드 스미스 미국 듀크대 교수와 존 펜드리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가 가능성을 언급했다. 초기엔 망토를 만들 만큼 메타물질을 크게 성형하는 게 문제였다. 메타물질의 크기가 ㎛(1㎛=100만분의 1m) 단위였다. 물체가 움직여 망토가 접히면 효과가 사라진다는 한계도 있었다.

접거나 움직여도 투명 효과가 유지되는 기술은 2014년에 나왔다. 스미스 교수와 김경식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개발한 메타물질은 탄성을 갖추고 있어 움직이는 물체를 안 보이게 하는 게 가능하다. 크기 문제도 조금씩 해결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해 7월 선보인 ‘금·은 나노소재 메타물질’은 대면적 유연한 기판 위에서 제작이 가능하고 열과 화학물질에도 강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