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는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10년 전인 2008년 매출은 1635억원에 불과했다. 그동안 13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성장 속도도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2015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지 3년 만에 2조원의 기록을 깼다. 작년 4월 인수한 CJ헬스케어의 실적이 반영된 덕분이다. 사드 사태로 주춤했던 중국 내 화장품 매출도 늘었다. 화장품과 제약산업 매출은 전년 대비 60%가량 증가했다. 올해는 상대적으로 뒤처진 건강기능식품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세 가지 사업부문이 균형을 이룬 토털헬스케어 기업을 일구는 것이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71)의 목표다.
화장품·제약에 건강기능식품까지…새 성장 전략은 '일로동행'
중국 제약시장에 도전

윤 회장은 사업을 확장할 때 ‘선 예측-후 투자’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영업이 안정권에 접어들 무렵 중국에 공장을 지었고, 화장품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제약과 건강기능식품사업에 뛰어들었다.

화장품·제약에 건강기능식품까지…새 성장 전략은 '일로동행'
윤 회장은 지난해를 중국 투자의 적기라고 판단했다. 한국콜마 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는 작년 7월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 건강기능식품 공장을 세웠다. 대풍경제개발구와 7만540㎡(약 2만300평) 규모 부지에 대한 투자 협약을 맺고 중국 현지법인 장쑤콜마를 세웠다. 앞으로 5년간 3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내년 9월 완공 예정인 1기 공장은 분말, 정제, 연질 및 경질 캡슐, 젤리, 액상 등을 연간 1만t가량 생산한다. 2, 3기 공장에는 원료와 고형제 제조 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40조원 규모에 달하는 중국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화장품사업도 올해부터 본격화한다. 베이징에 이어 지난해 10월 장쑤성 우시에 두 번째 화장품 공장을 완공했다. 베이징 공장의 5배인 연면적 7만4600㎡ 규모로, 중국에서 가장 큰 화장품 제조공장이다. 기초 화장품과 색조 화장품을 포함해 연간 5억 개를 생산할 수 있다. 윤 회장은 “우시의 콜마 공장이 완전 가동되는 5년 뒤에는 중국 화장품 매출이 국내를 추월할 것”이라고 했다.

남은 것은 제약사업이다. 윤 회장은 중국 제약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내비쳤다. CJ헬스케어 인수로 제약부문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화장품 공장 증설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한국콜마의 북미법인 PTP와 CSR의 설비 투자를 위해 부지 매입도 마쳤다.

내곡동 시대 개막

화장품·제약에 건강기능식품까지…새 성장 전략은 '일로동행'
올해는 통합연구소를 세우겠다는 윤 회장의 오랜 꿈이 실현되는 해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건립 중인 통합기술원이 올 하반기 완공된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11개의 연구소가 한곳으로 모인다.

‘하나와 하나를 합치면 둘이 아니라 셋 이상이 된다’는 게 윤 회장의 지론이다. 한국콜마는 제약과 화장품 기술을 접목해 혁신 제품을 개발해왔다. 연고의 백탁 현상을 없애는 과정에서 사용한 기술을 영양크림에 적용해 대박을 터뜨렸다. 의약품의 약효를 지속시키는 약물 전달 체계를 화장품에 사용해 예상치 못한 성과도 얻었다. 윤 회장은 “기술과 기술이 교집합을 이루는 과정에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라며 “통합연구소를 통해 물리적인 통합뿐만 아니라 진정한 기술 통합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CJ헬스케어와 기존 한국콜마의 제약사업부를 통합하는 일에도 집중하고 있다. 올해 경영방침을 ‘일로동행(一路同行)’으로 정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한 목표를 위해 한 방향으로 함께 가자는 의미다. 윤 회장은 CJ헬스케어 임직원과 새해 지리산 등반도 함께했다.

한국콜마는 올해도 두 자릿수 비율의 매출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 3D프린팅 기술 등 4차 산업에 투자하고 미래 신성장동력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윤 회장은 “한국콜마의 연구개발(R&D) 수준은 글로벌 최상이라고 자부한다”며 “이런 기술력이 기능별로 모이면 세상에 없던 새로운 융합 기술을 개발해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전예진/임유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