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말부터 디스플레이에 작은 구멍을 뚫어 베젤(화면 테두리)을 최소화하는 ‘피어싱’ 디자인의 스마트폰이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 스마트폰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선보였던 ‘노치’ 디자인에 이어 스마트폰 디자인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다.
내년 스마트폰 스크린 주인공 '노치'보다 '피어싱'을 주목하라
삼성·화웨이 ‘피어싱 경쟁’

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피어싱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을 이르면 이달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말 중국 시장에서 중가형 제품인 갤럭시A8S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디스플레이 디자인인 ‘인피니티 O(오)’를 처음 적용한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피니티 O는 스마트폰 전면 화면에 카메라를 탑재하기 위한 작은 구멍 하나만 남겨둔 디자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중국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도 왼쪽 상단에 구멍이 뚫린 디자인의 제품 이미지를 선보였다. 제품은 다음달 중국 시장에서부터 출시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도 인피니티 O를 포함한 새로운 화면 디자인을 공개한 바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A8S에서 인피니티 O를 먼저 적용한 뒤 내년 3월께 발표할 갤럭시 스마트폰 10주년 기념작인 갤럭시S10 시리즈에 탑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화웨이도 이달 공개할 신제품 노바4에 피어싱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젤리스 화면 위한 시도 계속”

올해 스마트폰 디자인의 ‘핫 이슈’는 노치 디자인이었다. 애플이 지난해 9월 ‘아이폰X’에서 처음 선보인 노치 디자인은 디스플레이 영역을 화면 상단 수화부 양 옆 공간까지 끌어올린 형식이다. ‘M자 탈모’라는 비난도 나왔지만 애플을 시작으로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는 물론 LG전자, 구글 등도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애플은 지난 9월 발표한 아이폰XS·XS맥스·XR 등 세 종류의 신형 아이폰에도 전작과 동일하게 노치 디자인을 적용했다. 주요 제조 업체 가운데선 삼성전자만 노치 디자인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노치 디자인과 피어싱 디자인은 ‘베젤리스’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려는 제조사들의 고민에서 비롯됐다. 화면을 키우면서 제품이 커지는 것을 최소화하려면 베젤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영상, 게임 등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면서 스마트폰 화면은 꾸준히 커지는 추세다. 올해 출시된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대부분 6인치 이상 화면이다. 화면 확대에 보수적이었던 애플도 6.5인치 디스플레이를 내장한 아이폰XS맥스를 내놨다.

노치와 피어싱 외에도 베젤을 최소화하려는 방법이 나왔다. 지난 6월 중국 오포와 비보가 잇따라 내놓은 ‘파인드X’와 ‘넥스’는 전면 카메라를 팝업 방식으로 내장했다. 샤오미가 지난달 출시한 ‘미믹스3’도 같은 방식을 채용했다. 하지만 팝업 방식 카메라의 내구성 등을 감안하면 과도기적 해결책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은 내년부터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폴더블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가격 등을 고려하면 폴더블폰보다는 현재와 같은 바 타입의 스마트폰이 당분간 시장의 주류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만큼 피어싱 디자인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도 최근 스마트폰 전면 한쪽에 구멍이 있는 디자인 특허를 미국특허상표청(USPTO)에서 발급받았다.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구멍까지 숨기는 완벽한 베젤리스 디스플레이가 나올 때까지 업체들의 고민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