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하드웨어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소형 전동차, 자체 개발한 머신러닝(기계학습) 전용 칩셋 등을 내놨다.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개발자들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AWS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18’ 행사에서 소형 자율주행 차량인 ‘딥레이서’를 공개했다. 딥레이서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적용했으며 상단에는 영상 인식용 카메라를 달았다. 크기는 실제 차량의 18분의 1 수준으로 장난감 자동차와 비슷하다. 가격은 349달러다.

딥레이서는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사용자들이 직접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AWS의 머신러닝 개발도구인 ‘세이지메이커’를 활용해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다. 주행훈련을 거듭하고 알고리즘을 개선할수록 차량이 더욱 똑똑해진다. 개발한 자율주행 알고리즘은 실물 차량에도 적용할 수 있다. AWS는 이 차량을 이용한 자율주행차 경주대회인 ‘딥레이서 리그’도 열 계획이다.

AWS는 자체 제작한 칩셋 2종도 선보였다. ‘인퍼렌시아’는 머신러닝 전용으로 설계된 칩셋이다. 현재 널리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효율성이 높다. 개발자들은 클라우드 내에서 GPU 대신 인퍼렌시아를 빌려 쓰면 클라우드 사용료를 아낄 수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AWS 서버에 도입될 전망이다.

서버용 칩셋인 ‘그라비톤’은 저전력·저비용에 특화됐다.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ARM 중앙처리장치(CPU)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ARM CPU는 그동안 서버 분야에 수차례 도입을 시도했으나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클라우드 업계 1위인 AWS가 직접 제작과 도입에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AWS가 하드웨어 개발에 나선 것은 개방성과 저비용을 앞세워 개발자들을 유인하려는 포석이다. 지난해엔 AI 카메라인 ‘딥렌즈’를 선보여 AI 개발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개발자들이 영상인식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앤디 재시 AWS 최고경영자(CEO)는 “AI와 머신러닝을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구현하려는 요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개발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AI나 머신러닝 개발을 할 수 있도록 관련 하드웨어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