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원 인트론바이오 대표(오른쪽)와 마유크 슈카트메 로이반트사이언스 회장이 기술 이전 계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인트론바이오  제공
윤경원 인트론바이오 대표(오른쪽)와 마유크 슈카트메 로이반트사이언스 회장이 기술 이전 계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인트론바이오 제공
국내 바이오기업 인트론바이오가 스위스 로이반트사이언스와 총 6억6750만달러(약 7526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20일 공시했다. 이로써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체결한 전체 기술수출 규모는 4조3000억원으로 커졌다.

이번 기술수출 대상은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SAL200’이다. 세균을 잡아먹는 바이러스 박테리오파지에서 유래한 단백질 엔돌리신이 기반이다. 혈액 감염, 피부질환, 폐렴 등을 일으키는 슈퍼박테리아(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MRSA를 잡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인트론바이오 관계자는 “기존 합성 항생제는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이라 내성균이 생길 수 있지만 SAL200은 세포벽을 파괴해 세균을 죽여 이런 문제가 안 생긴다”고 말했다.

인트론바이오는 계약금 1000만달러(약 112억원)를 받고 개발 진행 단계에 따른 성공보수(마일스톤)는 따로 수령한다. 판권 이전 범위는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다. 상업화에 성공하면 매출의 약 10%를 받는다. 상업화에 실패해도 단계마다 받은 돈은 반환하지 않는다. SAL200은 국내에서 임상시험 1b상과 2a상이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미국에서 임상 2상을 할 계획이다.

로이반트사이언스는 이번 계약으로 인트론바이오가 개발 중인 다른 엔돌리신 기반 파이프라인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가져갔다. 인트론바이오는 다른 종류의 내성 박테리아를 잡는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굵직한 기술수출 성과를 잇따라 내고 있다. 이달에만 코오롱생명과학과 유한양행이 각각 6700억원,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한국 바이오산업이 무르익으면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최근 회계 문제 등 부정적인 사건이 있었지만 기초체력은 여전히 튼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