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급락…SEC·IMF·금융위까지 '연이은 악재' 영향
대표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연이은 악재에 급락했다.

740만원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11일 오전부터 급락해 718만3000원까지 하락했다가 오후 5시 기준 723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더리움, 이오스 등 대다수 암호화폐 시세도 동반 폭락했다.

비트코인 가격 급락의 원인은 몇 가지로 추정된다. 우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가격 조작 의혹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SEC는 케루빔 인터레스트(Cherubim Interests)가 1억 달러 규모로 암호화폐 공개(ICO)한 암호화폐 ‘SJT’의 가격을 세인트 제임스 홀딩&인베스트 컴퍼니 트러스트(제임스 컴퍼니)가 ‘펌프 앤 덤프’ 수법으로 조작한 것으로 봤다.

펌프 앤 덤프는 특정 집단이 저가에 매집한 뒤 거래량 조작, 허위정보 유포 등으로 가격을 올려 매각하는 수법이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끼치지만 법적 규제가 명확하지 않은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드물지 않게 자행돼왔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121종에서 175건의 펌프 앤 덤프가 발생했다.

SEC는 지난 6월부터 관련 수사를 위해 소환장을 발부했지만 제임스 컴퍼니는 응하지 않았다. 결국 캘리포니아 중부 지방법원에 소환 집행을 신청, 암호화폐에 증권법을 적용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제임스 컴퍼니뿐 아니라 다른 펌프 앤 덤프 세력도 증권법을 적용한 SEC 조사를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비트코인 가격 하락세가 시작됐다.

암호화폐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도 있었다. IMF는 지난 8일 연차총회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자산의 빠른 성장이 계속되면 국제 금융체계에 새로운 취약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보안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암호화폐가 추가적인 위험 부담이 되고 금융 상품과 서비스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앞선 올 4월의 조건부 경고에서 부정적 스탠스가 좀 더 강화된 것이다.

국내발 요인도 겹쳤다.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원회가 ICO 금지 조치 지속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최종구 위원장은 11일 금융위 국감에서 “ICO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피해도 심각하다. 해외 사례를 봐도 ICO에 대해 보수적이거나 금지하는 곳이 많다”고 언급했다. 전날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11월께 ICO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정리해 내놓겠다”고 발언한 것과 맞물려 악재가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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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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