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스 BP 선출 투표 '담합 논란' 재발…자정능력 시험대
3세대 블록체인을 표방한 이오스(EOS)가 다시 한 번 블록 프로듀서(BP) 담합 논란에 휩싸였다. 투표로 블록을 생성하는 상위 21개 BP를 선출하는데, 덩치 큰 BP끼리 상호 교차투표를 모의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1일 해외 블록체인 전문매체 라이브 비트코인 뉴스에 따르면 한 트위터 사용자(@MapleLeafCap)가 이오스 BP 담합 정황이 의심되는 문서를 공개했다. 해당 문서는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후오비가 20개 BP에 투표하고 그 대가로 16개 BP가 후오비에게 투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오스는 위임지분증명(DPoS) 방식을 적용한 블록체인이다. 암호화폐 보유자들은 투표권을 갖고 BP 선정 투표에 참여한다. 블록 생성 권한을 전체 참여자가 아닌 득표순 상위 21개 BP에 한정시켜 1~2세대 블록체인의 문제점으로 꼽힌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BP에게는 보상으로 가상화폐(암호화폐)가 지급된다.

단 BP들의 담합 가능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피해갈 수 없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는 4000만표를 확보해 21개 BP 선정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BP가 이오스 기반 게임을 해킹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DPoS 방식이 이오스 블록체인의 탈중앙성을 저해했고, 해킹이나 담합의 여지를 남겨뒀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이번 이오스 BP 담합 논란에 대해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BP 담합은) 예측 가능한 일이었고 나 역시도 예측했지만 이렇게 빨리 발생할 줄은 몰랐다”고 평했다.

글로벌 이오스 커뮤니티 협업을 위한 비영리기구 이오스 얼라이언스는 BP 담합 논란에 즉각 대응했다.

토마스 콕스 이오스 얼라이언스 임시 상임이사는 그는 “(BP 담합이 존재한다면) 이오스 블록체인 데이터의 트랜잭션 신뢰성과 플랫폼으로서 이오스의 매력을 저하시킨다. 네트워크의 장기 존속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면서 “BP의 독립성 요건은 ‘이오스 헌법’뿐 아니라 계약에도 포함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오스의 분쟁 해결 시스템이 작동할 기회를 줄 것을 모든 구성원에 권고한다”며 “모든 혐의가 사실인 것도, 거짓인 것도 아니다. 공정하고 문서화된 분쟁 해결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오스는 생태계에서 사법부 역할을 하는 이오스 중재 포럼(ECAF)을 두고 있다. 한 명 이상의 이오스 메인넷 구성원이 ECAF에 문제제기하면 사건을 수사한 뒤 강제성 있는 결론을 낼 수 있다. 콕스 임시 상임이사는 “실제 규정 위반이 있었다면 우리는 몇 주 내로 ECAF가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ECAF가 어떤 결정을 할지에 눈길이 쏠리게 됐다. 과연 이오스 생태계가 자정 능력을 가졌는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ECAF는 독단적 결정으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ECAF는 지난 6월 해킹 용의자로 추정되는 일부 계정에 동결 명령을 내리는 과정에서 사용자들에게는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오스 커뮤니티에서는 ECAF 역시 중앙화된 권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오스 창립자 댄 라리머도 ECAF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커뮤니티 분열로 인한 피해가 더 컸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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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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