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남미 공공입찰 독감백신 1위...세계 30여개국으로 수출
GC녹십자는 국내 독감백신 시장의 명실상부한 1위 기업이다. 2009년 독감백신 국산화를 달성한 이 회사는 최근 내수용 독감백신 생산량에서 누적 1억 도즈를 돌파했다. 수출분까지 포함하면 내년에는 2억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GC녹십자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4가 독감백신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승인을 받았다. PQ는 WHO가 국제기구 조달시장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제도다.

GC녹십자는 3가와 4가 독감백신으로 각각 ‘지씨플루 프리필드시린지 주’와 ‘지씨플루 쿼드리밸런트 프리필드시린지 주’(사진)를 공급하고 있다. 올 겨울용 독감백신 공급량은 모두 900만 도즈 분량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다. 정부의 인플루엔자 무료접종 지원사업 대상자 확대를 고려해 국내 공급량을 지난해보다 10%가량 늘린다.

GC녹십자의 두 백신은 프리필드 시린지(약이 충전돼 있는 1회용 주사기)와 함께 1인용 및 다인용 바이알(약병)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형으로 나와 있다. 독감백신을 여러 제형으로 개발한 것은 다양한 수요에 맞춰 국내외 시장을 폭넓게 공략하기 위해서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편의성이 높은 프리필드시린지가, 해외에서는 보다 저렴한 바이알이 많이 팔린다”고 설명했다.

이런 전략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GC녹십자의 독감백신은 세계 30여 개국에 수출된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남미 등지에서는 선전하고 있다. 2014년 이후에는 범미보건기구(PAHO) 입찰에서 독감백신 부문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독감백신을 수출한 지 6년여 만에 이룬 성과다. 2015년 기준으로 유엔 입찰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수주 실적 중 42%가 GC녹십자 제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검증된 기술력과 최적화된 생산 체계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