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품을 자동으로 주문해주는 ‘아마존 대시’
소모품을 자동으로 주문해주는 ‘아마존 대시’
독일 베를린 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구글 어시스턴트’라고 적힌 흰색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었다. 이들은 구글 부스 대신 다른 회사 부스에 상주하고 있었다. LG전자, TCL, 소니, 폴라로이드 등 국적도, 제품 종류도 가리지 않았다. 이들이 소개하는 제품이 하드웨어가 아니라 기기 안에 적용된 구글의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여서다.

구글의 IoT 플랫폼 ‘안드로이드 싱스’.
구글의 IoT 플랫폼 ‘안드로이드 싱스’.
이번 전시회는 구글과 아마존의 AI 생태계가 얼마나 확장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구글이 IFA에 전시장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와 사물인터넷(IoT)이 IFA 2018의 키워드가 된 상황에서 박람회에 참가한 모든 업체가 두 회사의 ‘잠재적 고객사’였다. ‘구글 캠프’와 ‘아마존 캠프’는 각각 49개, 68개 공식 파트너를 갖추며 세력을 과시했다.

아마존 알렉사도 별도의 부스를 차려 TV, 헤드폰, 스피커, 도어록 등 자신들의 AI 플랫폼 ‘알렉사’가 적용된 타사 기기들을 한곳에 모아뒀다. 가정집 형태로 꾸며놓은 시뮬레이션 방에 들어가자 알렉사의 편의성을 체험할 수 있었다.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에 “외부 상황이 어때”라고 묻자 부스 밖에 설치된 보쉬 카메라가 작동하며 외관을 비춰줬다. 위험한 인물이 밖에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 주인이 “문 잠가”라고 말하자 도어록이 저절로 잠겼다.

‘아마존 대시’ 코너에는 필립스 전동 칫솔, 삼성 퀵드라이브 세탁기 등이 전시돼 있었다. 아마존 대시는 프린터 토너, 세탁기 세제 등 소모품이 떨어졌을 때 센서가 감지해 아마존에 ‘알아서’ 주문하고 배송받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캠프와 구글 캠프가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발톱을 드러내며 경쟁적으로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베를린=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