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첫 환자경험평가에서 중앙대병원이 환자 만족도가 가장 좋은 병원으로 꼽혔다. 충남백제병원과 건양대병원은 조사 대상 여섯개 항목 중 두개 항목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국내 대형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소통 부족 문제를 많이 호소했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00병상 넘는 병원 92곳에서 입원 진료받은 환자 1만49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환자경험평가 결과 중앙대병원은 평가 항목 6개 중 5개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이 병원이 최고점을 받은 항목은 간호사서비스, 의사서비스, 투약 및 치료과정, 환자 권리보장, 전반적 평가 등이다. 중앙대병원 적정진료관리실 관계자는 "환자들의 의사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진료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별 동영상을 만들어 의료진이 체감토록 했다"며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아이템을 제출받아 매달 최고 직원을 뽑아 상을 주는 활동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한개 항목인 병원환경에서 최고점을 받은 곳은 서울성모병원이었다. 이 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빅5병원(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중 6개 모든 항목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은 두 곳이었다.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은 의사서비스, 환자권리보장 두 개 항목에서 평균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대병원은 의사서비스, 투약 및 치료과정, 병원환경, 환자권리보장 등 4개 항목 점수가 평균보다 낮았다.

항목별로 보면 간호사 서비스 점수가 가장 낮은 병원은 부산광역시의료원이었다. 서울시 보라매병원은 의사 서비스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충남 백제병원은 병원환경과 전반적 평가, 건양대병원은 투약 및 치료과정과 환자권리보장 등 두 개 항목 점수가 가장 낮았다.

국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간호사 서비스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의사 서비스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투약 및 치료과정도 만족도가 낮았다.

환자들은 병원에서 불만을 제기하기 어렵고 의사와 말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진과 환자 간 소통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복지부는 분석했다.

이번에 진행한 환자경험평가는 국민 관점에서 의료서비스 질적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처음 시행됐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에서는 환자가 체감하는 의료 질을 높이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환자경험을 조사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