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업체 엔비디아가 과잉재고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상화폐 열풍이 급격히 식으면서 채굴용 GPU 수요가 줄어든 게 원인으로 꼽힌다.

22일 미국 온라인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에 따르면 최근 엔비디아의 대만 내 주요 거래처 중 한 곳에서 30만 개에 달하는 GPU를 반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고가 넘쳐 거래처가 이를 엔비디아로 돌려보냈다는 얘기다.

시킹알파는 가상화폐 인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으면서 과잉재고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2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급격히 늘어난 채굴용 GPU 수요에 대비해 하반기까지 공급량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급속히 식고, 채굴 효율이 좋은 주문자특화반도체(ASIC)가 속속 등장하면서 채굴용 GPU 수요는 크게 줄어들었다. 정가 대비 최대 70% 이상 치솟았던 GPU 가격은 빠르게 제자리를 찾고 있다.

콜렛 크리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채굴용 GPU 수요가 3분의 2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한 것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GPU 발표를 미룬 것도 과잉재고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열린 ‘컴퓨텍스 2018’ 행사에서 “차세대 게이밍 GPU 발표는 한동안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8월 열리는 반도체 행사 ‘핫칩 컨퍼런스 30’에서 예정된 차세대 GPU 시연행사도 인텔의 행사로 대체된 상태다. 하드웨어 전문매체 WCCFTECH는 “엔비디아가 재고를 우선처리하려고 신제품 발표를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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